2026.09.28 09:48 · 팟캐스트
농지 신고 포상금, 작년까지 연 7건인데 내년 2,000건을 예상했습니다 🌾
5년간 지급 33건인데 내년 2000건 전망…포상금 예산 11억 편성 행정처분 확정돼야 포상금 지급…처분 유예 후속대책과 ‘엇박자’ 野 “현실 모르는 탁상행정…농촌 공동체 신뢰 무너뜨리게 될 것”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 기준으로, 정부가 내년 농지 예산에 담아놓은 숫자 하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상상해봅시다. 시골 마을, 논밭이 나란히 붙어 있는 동네예요. 옆집 밭이 요즘 좀 이상합니다. 농사를 짓는 것 같지도 않고, 누가 와서 창고 같은 걸 짓고 있어요.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일이죠. 마을 회관에서 마주치면 인사하고, 김장 때 배추 나누는 사이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좀 다릅니다.
지금 농촌은 전국적인 농지 전수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농지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법을 어긴 게 없는지 정부가 들여다보는 중이에요. 그리고 이 조사와 맞물려서, 신고 포상금 제도가 크게 손질됐습니다.
한 사람이 한 해에 받을 수 있는 포상금 상한이 열 배로 올랐어요. 예전엔 백오십만 원까지였는데, 이제 천오백만 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신고 요건도 느슨해졌습니다. 전에는 검찰이 기소까지 가야 돈이 나왔는데, 이제는 행정처분만 확정돼도 지급됩니다.
여기서 걸리는 게 있어요. 왜 하필 지금이냐는 겁니다.
농지법을 어긴 사람 중에는 악의적인 투기꾼도 있겠죠. 하지만 그냥 오래된 관행대로 해온 사람도 많습니다. 옆집 할머니가 힘들어서 못 짓는 밭, 내가 대신 갈아주고 있었던 경우. 서류상으로 보면 불법 임대나 무상 사용에 걸릴 수 있어요. 정부도 이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미하고 관행적인 위반은 스스로 정리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어요. 처분을 미뤄주겠다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포상금은 행정처분이 확정돼야 나옵니다. 정부는 그 행정처분을 최소화하겠다고 했어요. 처분을 안 하겠다면서, 처분을 전제로 한 포상금 예산은 늘렸다는 겁니다. 한쪽에서는 봐주겠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신고하면 돈을 주겠다고 하고 있는 거예요.
저는 이 대목에서 좀 멈췄습니다.
그런데 더 눈에 걸린 건 예산 규모였어요. 최근 5년간 이 포상금이 실제로 나간 게 서른세 건입니다. 5년 동안 서른세 건이에요. 그런데 정부는 내년에 이천 건이 나갈 거라고 보고 예산을 짰습니다. 1년에 예닫 건 나가던 걸, 이천 건으로 잡은 겁니다. 삼백 배쯤 되는 차이죠.
이런 추계가 나오려면 뭔가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정부 설명은 이렇습니다. 전수조사로 경각심이 높아졌고, 신고 대상도 넓어졌으니 신고가 크게 늘 거라는 거예요.
논리 자체는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말을 바꿔서 들어보면 이렇게 됩니다. 내년에 농촌에서 이천 건의 신고가 접수될 거라고 정부가 예상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것도 대부분 서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요.
여기서 짚고 갈 게 하나 있어요. 농지 불법행위는 분명히 문제입니다. 농사지을 땅을 투기 수단으로 쓰는 일, 실제로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그걸 잡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거예요.
문제는 방식입니다. 이번 취재 자료를 요청한 국회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막대한 포상금을 미끼로 이웃 간의 고발을 부추기는 것은 농촌 공동체의 신뢰만 무너뜨릴 거라고요.
저는 이 표현에서 '이웃'이라는 단어가 오래 남았어요.
도시에서는 신고가 익명입니다. 누가 신고했는지 알 수가 없죠. 그런데 마을 단위에서는 다릅니다. 밭 하나 걸려서 처분이 나오면, 누가 신고했는지 대충 짐작이 갑니다. 그 다음부터 그 마을은 어떻게 될까요.
포상금이 백오십만 원일 때와 천오백만 원일 때, 사람들이 느끼는 무게는 다릅니다. 신고가 실제로 늘어날 수도 있어요. 정부 예측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정책이 성공한 순간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실적이 없다는 게, 이 제도가 필요 없다는 뜻인지도 생각해볼 문제예요. 신고할 일이 없었던 건지, 신고하기 어려운 구조였던 건지. 해석이 갈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나만 남기고 싶습니다.
정책은 숫자로 만들어지지만, 그 숫자가 떨어지는 곳은 사람 사는 동네입니다. 예산서에 적힌 이천 건은 문서상의 추계지만, 실제로는 이천 개의 관계가 걸린 일이에요. 정부가 그 추계를 짜면서 이 부분을 어디까지 계산했는지, 저는 그게 궁금합니다.
정답을 내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다음에 이 소식의 후속 보도가 나오면, 실제로 몇 건이 접수됐는지 한번 봐주시면 좋겠어요. 그 숫자가 꽤 많은 걸 말해줄 겁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