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9.28 09:27 · 팟캐스트

당신이 탄 트램에 기관사가 없어지는 시점, 2031년입니다 🚏

■이노트란스 2026 수소와 전기배터리 결합해 운행 피지컬 AI로 완전자율주행 구현 올해 개발 마친 ADAS로 고도화 29조 자율주행 철도 시장 정조준 2031년까지 기술 개발 완료 목표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기준은 9월 22일, 독일 베를린입니다. 그날 현지에서 열린 철도 박람회에서 한국 기업이 모형 하나를 꺼내놨습니다. 한번 상상해 보시겠어요. 도심 한복판, 노면에 깔린 선로 위를 전차가 달립니다. 왼쪽에서 자전거가 끼어들고, 오른쪽에선 아이가 뛰어나옵니다. 운전석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게 현대로템이 2031년까지 만들겠다고 한 트램입니다. 자, 이 얘기를 하려면 트램이라는 게 좀 특이하다는 걸 먼저 짚어야 해요. 지하철은 외부와 차단된 선로를 달리죠. 개가 뛰어들 일이 없거든요. 자동차는 반대로 변수는 많지만 핸들을 꺾어서 피할 수 있잖아요. 트램은 둘 중 어느 쪽도 아닙니다. 도심 도로를 달리니까 보행자도 있고 차도 있고, 그런데 궤도 위를 달리니까 피할 방법이 없어요. 핸들을 꺾을 수가 없습니다. 브레이크만 남는데, 무거우니까 서는 데도 오래 걸립니다. 그러니까 트램의 자율주행은 "피한다"가 아니라 "미리 안다"가 되어야 하는 거죠. 저 사람이 선로 쪽으로 걸어올 것 같다, 아직 들어오진 않았지만 들어올 것 같다 — 이걸 판단해야 합니다. 회사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더라고요. 무인화의 핵심은 미래의 위험까지 예측하는 거라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사고를 안 내는 게 아니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읽는다는 뜻이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좀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런 기술, 당연히 유럽 쪽이 앞서 있을 것 같죠. 프랑스 알스톰, 독일 지멘스 — 철도 하면 떠오르는 이름들이고, 트램이 원래 그쪽 문화잖아요. 그런데 완전 무인 등급, 기관사가 아예 없는 단계까지 간 트램은 유럽에 아직 없습니다. 한정된 구간에서 부분적으로만 해봤어요. 아무도 못 넘은 선이 남아 있는 겁니다. 수치를 하나만 말씀드리면요. 자율주행 철도 차량 시장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열에 넷 정도 됩니다. 시장의 가장 큰 덩어리인데, 그 덩어리 안에 아직 1등이 없는 상태예요. 그래서 현대로템은 수소하고 AI를 같이 묶었습니다. 수소는 유럽의 환경 규제를 통과하는 카드고, AI는 안전 기준을 통과하는 카드죠. 한 번 충전해서 150킬로미터 이상 달립니다. 서울에서 대전 가는 거리쯤 되겠네요. 그러니까 이건 "더 좋은 트램"을 만드는 얘기가 아닙니다. 유럽이 요구하는 조건표를 먼저 다 채우겠다는 얘기예요. 다만 저는 이 소식을 들으면서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2031년이면 아직 5년 정도 남았어요. 그 사이에 기술은 완성될 수도 있겠죠.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운전석이 빈 전차가 사람 걷는 길 옆을 지나갈 때, 그걸 받아들이는 건 기술이 아니라 거기 사는 사람들이잖아요. 자동차 자율주행도 결국 그 지점에서 계속 멈춰 섰거든요. 성능이 아니라 신뢰에서요. 발표는 모형과 로드맵입니다. 실제로 달리는 차가 아니라 계획이죠. 그건 구분해서 들어야 할 것 같아요. 오늘 하나만 남기자면 이겁니다. 기술이 어려워서 못 하는 자리가 있고, 아무도 안 해서 비어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완전 무인 트램은 지금 그 두 번째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그 빈 자리를 누가 먼저 채우느냐 — 5년 뒤에 다시 확인할 일이네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