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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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15:47 · 팟캐스트

유방암 검진하는데, 의사 두 명 중 한 명이 AI입니다 🩺

스웨덴 내 두번째 지자체 암 검진 사업 수주 스톡홀름주 검진 전담 병원서 루닛 AI 활용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에 나온 소식 하나를 들고 왔어요. 스웨덴에서 벌어진 일인데, 듣다 보면 우리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한번 상상해 보시겠어요. 검진실에서 유방 촬영을 하고 나왔어요. 그 사진은 곧 어떤 방으로 넘어갑니다. 그 방에는 영상의학과 전문의 두 명이 앉아 있어요. 각자 따로 봅니다. 한 명이 놓친 걸 다른 한 명이 잡아내라고요. 이게 유럽에서 수십 년간 표준이었어요. 이중 판독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제 스톡홀름주에서는 그 두 자리 중 하나가 비게 됩니다. 사람이 안 앉아요. 대신 루닛이라는 한국 회사가 만든 AI가 앉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사람 대신이라는 말이 주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 방에 앉아 있던 전문의들 자리에서 한번 생각해 봤어요. 유방암 검진은 물량이 엄청납니다. 하루에 수백 장을 봐야 해요. 대부분은 아무 문제가 없는 사진이고요. 그 안에서 아주 미세한 이상을 놓치지 않아야 하죠. 사람이 하는 일 중에 가장 지치는 종류예요. 그리고 유럽 전체가 지금 영상의학과 전문의 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두 명을 앉히고 싶어도 못 앉히는 병원들이 생기는 거죠.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이중 판독을 포기하고 한 명만 보게 됩니다. 그게 더 무서운 선택이고요. 여기서 이야기가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이게 갑자기 결정된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5년이 걸렸습니다. 처음엔 세인트괴란이라는 병원 하나에서 연구로 시작했어요. 검진 받은 여성 5만 5천 명의 데이터를 놓고 확인했죠. AI와 전문의 한 명이 함께 본 결과가, 전문의 두 명이 본 결과보다 암을 더 많이 찾아냈어요. 그걸 논문으로 냈고요. 그다음에 실제 진료에 넣었어요. 2023년입니다. AI를 독립 판독자로 실제 진료에 쓴 건 그때가 세계 최초였어요. 그리고 3년을 더 썼습니다. 그 3년 동안 판독한 게 20만 건이에요. 20만 건. 이게 무슨 뜻일까요. 20만 명의 실제 검진을 거쳤다는 겁니다. 그 20만 건을 통과한 다음에 비로소 주 전체로 넓힌 거예요. 저는 이 순서가 인상적이었어요. 논문 하나 나왔다고 바로 도입한 게 아니거든요. 병원 하나, 논문 하나, 3년, 20만 건. 그다음에 주 전체. 그런데 여기서 남는 게 하나 있어요. 이제 스톡홀름주에서 검진받는 분들은 자기 사진을 AI가 봤다는 걸 알게 될까요. 알려주긴 할 거예요. 그런데 그게 어떤 기분일지는 또 다른 문제죠. 기술이 충분히 검증됐다는 것과, 내 몸을 맡기는 게 편하다는 건 다른 이야기잖아요. 숫자로 증명된 안전함이 마음의 안심으로 바로 번역되지는 않아요. 저는 이게 앞으로 계속 나올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진단, 처방, 판독. 사람이 앉아 있던 자리에 뭔가 다른 게 앉기 시작하면, 매번 이 질문이 따라올 거예요. 정답은 모르겠어요. 다만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톡홀름이 5년을 쓴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빨리 갈 수 있었을 텐데 안 갔어요. 병원 하나에서 확인하고, 논문으로 검증받고, 3년 더 써보고, 그다음에 넓혔죠. 앞으로 이런 소식을 들으실 때, 성능 숫자보다 그 앞의 과정을 한 번 보시면 좋겠어요. 얼마나 오래 썼는지, 몇 건을 봤는지, 누가 검증했는지요. 그게 진짜 정보일 때가 많거든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