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9 12:18 · 팟캐스트
무소속 한동훈, 8일 동안 페이스북 글 80여 건을 올렸습니다 🪧
SNS·현장 행보 ‘물량공세’로 이슈 선점 질문 던지고 여권과 공방 ‘각개격파’ 전략 지지층 확대 넘어 국힘 내 우군 확보까지 ‘韓 역할론’ 자생 유도해 복당 명분 축적 추가 지지 확보·지도부 관계 개선은 과제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9일 기준으로 정리된 이야기를 하나 들고 왔습니다. 정치 이야기인데, 숫자 얘기는 거의 안 할 생각이에요. 대신 한 사람이 서 있던 자리를 같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추석 연휴였습니다. 서울 용산, 국방부 앞. 한 사람이 피켓을 들고 서 있었어요.
혼자였습니다. 당은 없었고요. 지나가는 사람도 많지 않았을 거예요. 명절이니까요.
한동훈 의원입니다. 무소속이죠.
일주일 남짓한 사이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여든 건 정도 됩니다. 하루에 열 건 넘게 쓴 셈이에요. 서부전선 DMZ에서 지뢰 폭발 사고가 났고, 그 경위를 공개하라는 이야기를 계속 올렸습니다. 연휴 중에는 국방부 앞으로 직접 나갔고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여든 건이라는 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말할 곳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잖아요.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같은 사안을 국회에서 다룹니다.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군 당국에 직접 물어볼 수 있죠. 자료를 요구할 수도 있고, 대표가 나서서 당 차원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습니다. 조직이 있으니까요.
한 의원한테는 그게 없습니다. 무소속이니까요.
그래서 SNS와 1인 시위가 남은 거예요. 노출 빈도로 승부를 보는 겁니다. 매일 쓰고, 현장에 가고, 질문을 던지고, 상대가 반응하게 만드는. 하나씩 걸고 넘어지는 방식이죠.
그런데 여기서 좀 예상 밖인 지점이 있어요.
한 의원은 복당 이야기를 직접 꺼내지 않습니다. 대신 당 안에서 그 말이 나오게 만드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요.
실제로 그런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친한계로 분류되지 않는 의원 중에서도요. 윤상현 의원은 라디오에서 "당 바깥에서 싸우는 한동훈 의원이 오히려 측은하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지도부가 대승적으로 포용해야 한다고요.
측은하다. 이 단어가 저는 오래 남았어요.
복당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저 사람 안 딱하냐고 묻는 겁니다. 정치적 계산이든 진심이든, 어쨌든 혼자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이 그렇게 읽혔다는 거죠.
여론도 조금 움직였습니다. 여름에 한국갤럽이 조사했을 때는 국민의힘 지지층 안에서도 찬성과 반대가 거의 반반이었어요. 이달 발표된 에스티아이 조사에서는 지지층 찬성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한국일보 의뢰로 진행된 조사였고요.
다만 당 대표는 선을 그었습니다. 당원게시판 사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니, 복당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요. 그게 이달 25일입니다. 1인 시위 다음날이었죠.
여기서 제가 마음에 걸린 건 다른 부분이에요.
지뢰가 터졌습니다. 왜 터졌는지, 조사가 왜 늦어지는지. 이게 원래 물어야 할 질문이잖아요.
그런데 이 사안을 둘러싸고 나온 말들을 보면요. 탄핵, 외환죄, 이적 행위. 수위가 상당히 높습니다. 사고 원인을 밝히는 일보다 정치 공방이 앞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죠.
이게 누구 잘못이라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야당은 여당과 전방위로 맞붙어야 하는 위치에 있고요. 무소속 의원은 존재감을 만들어야 살아남습니다. 다들 자기 자리에서 합리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각자 합리적으로 움직이다 보면, 정작 지뢰 얘기가 사라집니다.
한 가지만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누가 어떤 이야기를 열심히 하고 있을 때, 그 말의 내용만 보지 말고 그 사람이 서 있는 자리를 한 번 같이 보는 거예요. 무소속인 사람, 제1야당인 사람, 여당인 사람. 같은 사안을 봐도 각자 할 수 있는 말이 다릅니다.
그걸 알고 들으면, 말이 좀 다르게 들리거든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