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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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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9 09:30 · 팟캐스트

자동차 생산 심리가 한 달에 22포인트 빠졌습니다 🏭

파업·연휴·중동전쟁 여파 겹쳐 비제조업은 2023년 9월 이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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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9일, 한국은행이 이날 아침 내놓은 9월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들고 왔습니다. 한 번 상상해봅시다. 지방 공단 어딘가, 부품을 깎아서 완성차 공장에 넘기는 작은 회사가 있습니다. 8월 말이었어요. 납품하던 공장이 멈췄습니다. 부분파업이 시작된 거죠. 기계는 계속 돌렸습니다. 주문이 취소된 게 아니니까요. 그런데 실어 보낼 곳이 없습니다. 물건은 창고에 쌓입니다. 그러다 추석이 왔어요. 연휴 지나고 돌아와 보니 창고가 더 꽉 차 있죠. 이런 회사 사장님한테 "요즘 경기 어떠세요" 물으면 뭐라고 답할까요. 당연히 안 좋다고 하겠죠. 한국은행이 이걸 숫자로 모으는 조사를 합니다. 전국 법인기업 3천 곳 넘게 물어봅니다. 그 답을 모은 게 기업심리지수, 씨비에스아이인데요. 9월 제조업 심리가 뚝 떨어졌습니다. 석 달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어요. 여기서 조금 넓혀볼게요. 떨어진 이유를 하나로 딱 짚을 수가 없다는 게 한국은행 설명입니다. 파업이 있었고, 연휴로 일하는 날이 줄었고, 중동 쪽 갈등 때문에 배가 제때 못 움직였습니다. 세 가지가 겹쳤어요. 특히 자동차가 심했습니다. 생산 쪽 체감이 스물두 포인트 빠졌어요. 이 조사에서 스물두 포인트는 굉장히 큰 폭입니다. 수출도 내수도 시원찮은데 파업과 연휴까지 왔으니까요. 화학 쪽도 비슷합니다. 배가 안 움직이고, 원자재값은 오르고, 업계는 구조조정 중이고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가장 크게 지수를 끌어내린 항목이 '제품재고'였습니다. 창고에 물건이 쌓였다는 거죠. 보통 재고가 늘면 "안 팔리는구나" 이렇게 읽습니다. 근데 한국은행은 그렇게만 보기 어렵다고 했어요. 전자·통신장비 쪽 일부 업체는 추석 지나고 수요가 늘 것 같아서 일부러 미리 쌓아뒀다는 겁니다. 같은 '재고 증가'인데요. 하나는 안 팔려서 쌓인 거고, 하나는 팔릴 것 같아서 쌓은 겁니다. 숫자로는 구분이 안 됩니다. 더 뜻밖인 건 이쪽이에요. 제조업이 꺾이는 동안 서비스업은 올랐습니다. 2023년 9월 이후로 가장 좋은 수준이었어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추석. 명절 특수요. 도소매업 체감이 열 포인트 올랐습니다. 음식료품, 의약품이 많이 나갔어요. 예술·스포츠·여가 쪽은 열여덟 포인트 뛰었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니까 경기장 가고 유원지 가고, 사람들이 밖으로 나온 거죠. 그러니까 같은 추석이 누군가에겐 공장 세우는 날이었고, 누군가에겐 손님 몰려드는 날이었습니다. 한 달 안에서요. 제가 이 조사에서 제일 오래 머문 건 마지막 항목이었습니다. 경영이 뭐가 힘드냐고 물었을 때,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이든 1위 답이 똑같았어요. 내수 부진. 국내에서 물건이 안 팔린다는 거죠. 파업은 끝납니다. 연휴는 지나갑니다. 배는 다시 움직입니다. 다 지나가는 일이에요. 실제로 10월 전망을 보면 자동차 생산도 낙폭이 절반 정도로 줄었습니다. 그런데 내수 부진은 이번에도 1위였고, 전달보다 비중이 더 올랐습니다. 지나가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죠. 지수가 떨어졌다 올랐다 하는 건 사실 그때그때 사정입니다. 그 아래에 안 움직이는 게 있어요. 그걸 어떻게 봐야 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만 남겨두고 싶어요. 지수가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으면 "경기가 나빠졌다"로 정리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번 숫자 안에는 파업으로 멈춘 공장과 손님이 몰린 가게가 같이 들어 있었어요. 평균 하나로는 안 보이는 게 있다는 걸,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