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9 09:40 · 팟캐스트
전국 상가 8곳 중 1곳이 비었습니다. 7분기 연속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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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에 공개된 자료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통계 기준은 올해 2분기, 그러니까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던 무렵의 상가 이야기입니다.
한 번 상상해보시겠어요. 익숙한 거리를 걷습니다. 한 블록, 두 블록. 그런데 유리문에 하얀 종이가 붙어 있습니다. 임대 문의. 그 옆집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건물 1층도요.
이게 그냥 제 상상은 아니에요. 올해 2분기 전국 일반상가 여덟 곳 중 한 곳 이상이 비어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으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에요.
일단 나갔던 분들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가게를 접는다는 건 어느 날 갑자기 결정되는 일이 아니잖아요. 월세 날짜를 세다가, 재료값 영수증을 보다가, 결국 계산기를 한 번 더 두드려보는 거죠. 지난해 문을 닫은 사업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분들이 사유를 '사업 부진'이라고 적었습니다.
사업 부진. 서류에는 네 글자로 남지만, 그 안에는 몇 년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자료에서 좀 멈춰 선 대목은 다른 데였어요.
지역 격차예요. 전국 열일곱 개 시·도 가운데 5년 전보다 공실률이 낮아진 곳이 딱 한 군데였습니다. 울산 하나요. 나머지 열여섯 곳은 다 올랐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어느 동네가 유독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지도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여기서 조금 뒤집어볼 대목이 있어요.
보통 상권이 어려워지면 골목 안쪽부터, 2층 3층 같은 곳부터 빈다고 생각하잖아요. 1층은 다르다고요. 목이 좋고, 간판이 보이고, 사람이 그냥 들어오는 자리니까요.
그런데 이번엔 그 1층이 흔들렸습니다. 전국 일반상가 1층 공실률이 5년 전 5퍼센트 아래였는데, 지금은 7퍼센트에 가까워졌어요. 스무 곳 중 한 곳이 비던 게, 열다섯 곳 중 한 곳으로 늘어난 셈이죠.
가장 마지막까지 버티는 자리가 비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이 대목에서 제가 좀 걸렸던 건, 순서예요.
상가가 비니까 상권이 죽고, 상권이 죽으니까 새로 들어올 사람이 줄고, 그러니까 상가가 더 비어요.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결과인지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냥 계속 돌고 있는 거죠.
그리고 이 자료에는 없는 게 하나 있어요. 저 빈 자리에 있던 분들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통계에 안 나옵니다. 퍼센트는 남았지만, 사람은 숫자에서 빠져나갔어요.
저는 이게 좀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오늘 하나만 남겨두고 싶어요.
이 소식은 '빈 상가가 몇 퍼센트다'라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거리가 조용해지고 있다'는 이야기에 더 가깝습니다. 자주 가던 가게 문에 종이가 붙어 있었다면, 그건 그 한 집의 사정만은 아니었던 거죠.
정답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자료도 원인까지 말해주지는 않아요. 다만 다음에 익숙한 거리를 걸을 때, 한 번쯤 유리문을 보게 되실 것 같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