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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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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9 08:22 · 팟캐스트

코스피는 191포인트 빠진 날, 메리츠금융지주만 5.57% 올랐습니다 🎢

약 16조 자금 운용할 수 있게 돼 모험자본 투자 역량 강화는 숙제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28일, 그러니까 어제 장 마감 기준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한 번 상상해봅시다. 주식 앱을 켰는데 화면이 온통 파랗습니다. 코스피가 2.7% 빠졌어요. 며칠 전까지 7천선 위에 있던 지수가 다시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그 파란 화면 사이에, 혼자 빨간색으로 올라 있는 종목이 하나 있습니다. 메리츠금융지주. 5% 넘게 올랐습니다. 시장 전체가 내려가는 날에 혼자 올랐다는 건, 그 회사에만 해당되는 무슨 일이 있었다는 뜻이거든요. 그 일이 뭐였냐면, 자회사인 메리츠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았습니다. 이름이 좀 딱딱하죠.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증권사가 직접 어음을 발행해서 투자자들한테 돈을 빌릴 수 있게 된 겁니다. 그 돈으로 기업에 투자하고, 거기서 수익을 냅니다. 그런데 이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자기자본이 4조 원을 넘어야 자격이 생깁니다. 메리츠증권은 8조가 넘거든요. 그리고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 끌어올 수 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16조 원이 넘습니다. 지금 가진 돈의 두 배를 더 굴릴 수 있게 된 거죠. 그러니까 시장이 반응한 이유가 짐작이 되실 겁니다.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부동산 금융이나 기업금융 쪽에서 성과를 내온 곳이에요. 그 잘하던 일을, 이제 세 배 규모로 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그냥 좋은 소식 같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돈은 마음대로 쓸 수 없습니다. 최소 10%는 이른바 모험자본으로 넣어야 해요. 아직 상장도 안 된 스타트업 지분을 사거나, 코스닥 기업의 메자닌 같은 상품에 투자해야 합니다. 이게 왜 제약이냐면, 메리츠증권이 잘하던 분야가 아니거든요. 부동산과 기업금융에서 쌓은 감각하고, 초기 스타트업을 보는 눈은 다른 근육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같은 날 국채 금리가 올랐습니다. 3년 만기 국고채가 연 4%를 넘었어요. 이 숫자가 왜 중요하냐면, 국채는 가장 안전한 자산이잖아요. 그 안전한 자산이 4%를 주는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위험을 감수하고 다른 데 투자하는 쪽은 그보다 훨씬 많이 벌어야 의미가 있어요. 돈을 굴릴 수 있는 그릇은 커졌는데, 굴려서 남기기는 더 어려워진 시점에 인가가 나온 겁니다. 업계 관계자 이야기를 보면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사업 여건이 악화한 상황이라고요. 결국 수익도 나고 안전한 기업금융 자산을 찾아내는 일이 관건이 될 거라는 겁니다. 같은 하루에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났어요. 기회의 문이 열렸고, 그 문 너머의 날씨는 나빠졌습니다. 주가는 첫 번째에 반응했습니다. 두 번째는 앞으로 몇 년에 걸쳐 확인될 부분이고요. 하나만 남기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인가가 났다는 건 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에요. 잘하게 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둘 사이에는 꽤 긴 거리가 있고, 오늘 주가가 반영한 건 앞쪽이거든요. 뒤쪽이 어떻게 채워지는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