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9 07:11 · 팟캐스트
0.25%포인트 내려갔는데, 보험료는 10% 오릅니다 🧾
평균공시이율 2년 연속 하락 2.25%로 단기납 종신보험료 등 상승 불가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 금융계에서 나온 숫자 하나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냥 넘기기엔 좀 걸리는 숫자였어요.
상상해봅시다. 주말 아침, 식탁에 앉아서 보험 설계서를 펼쳐놓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매달 얼마씩 넣으면 나중에 얼마가 된다고 적혀 있죠. 계산기를 두드려 보고, 배우자와 한참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음 주에 계약하기로 하고 서류를 접어둡니다.
그 서류가 다음 달에는 다른 숫자로 바뀌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금융감독원이 내년 평균공시이율을 2.25%로 제시했습니다. 올해보다 0.25%포인트 낮아진 건데, 2023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업계 추산으로는 이 정도 내려가면 보험료가 5%에서 10%까지 오릅니다.
여기서 잠깐. 평균공시이율이 뭔지 짚고 갈게요.
보험사는 고객 돈을 받아서 그걸 굴립니다. 굴려서 얼마쯤 벌 수 있겠다, 하는 기대치를 미리 계산해서 보험료를 정하거든요. 많이 벌 것 같으면 보험료를 덜 받아도 되죠. 나중에 약속한 보험금 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기대치가 낮아진 겁니다. 굴려서 벌 수 있는 게 줄었으니, 받는 돈을 늘려야 해요. 그게 보험료 인상입니다.
이 숫자가 후행 지표라는 점이 저는 좀 걸렸어요. 후행이라는 건, 이미 벌어진 일을 반영한 결과라는 뜻이잖아요. 그러니까 보험사가 앞으로 어려워질 것 같다는 예측이 아니라, 이미 어려웠다는 기록인 거죠.
그 기록의 비용을 누가 치르느냐. 내년에 계약하는 사람입니다.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상품이 저축성 보험과 단기납 종신보험이라고 해요. 이게 어떤 상품이냐면, 원래 은행 예금 대신 목돈을 모아보려는 사람들이 찾는 쪽입니다. 목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 사람들이요.
그러니까 이번 인상은 여유 있는 사람보다 한 푼이라도 더 모아야 하는 사람 쪽에 먼저 닿습니다. 순서가 좀 이상하죠.
그런데 뒤집어볼 대목이 하나 있어요.
기사에 나온 업계 관계자 말을 보면, 요즘 보험사들이 손해율이 높아져서 이미 보험료 인상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 상황에서 평균공시이율까지 낮아지니, 인상할 명분이 강해진다는 거예요.
명분. 이 단어가 저는 좀 오래 남았습니다.
올리려던 걸 올린 건지, 올릴 수밖에 없어서 올리는 건지. 가입하는 쪽에서는 구분할 방법이 없어요. 설계서에 적힌 숫자만 보이니까요. 왜 이 숫자인지는 안 적혀 있죠.
여기서 하나 더 생각해볼 게 있어요.
보험료가 오르는 게 항상 나쁜 일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보험사가 약속한 보험금을 못 주게 되는 상황이 더 무서운 거니까요. 지금 덜 받고 나중에 못 주는 것보다, 지금 제대로 받고 나중에 주는 게 맞죠.
그래서 이 문제가 간단하지 않은 겁니다. 올리지 말라고 하기도 어렵고, 올리는 걸 그냥 받아들이기도 좀 그렇고요.
저는 결국 타이밍의 문제로 느껴졌어요. 금리가 올라서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난 시기에, 보험료까지 오르는 거죠. 두 가지가 한꺼번에 오는 사람들이 있을 거고요. 그분들에게는 이게 두 번의 인상이 아니라, 한 번의 큰 압박일 겁니다.
정리하면 하나만 기억하시면 좋겠어요.
보험료 인상은 보통 새로 계약하는 사람부터 적용됩니다. 이미 가입한 계약은 그때 정해진 조건이 유지되죠. 그래서 고민하고 있던 상품이 있다면, 지금 조건과 내년 조건이 다를 수 있다는 것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가입하라는 말도, 서두르라는 말도 아닙니다. 그냥 기준선이 움직이는 시기라는 것. 그것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