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9 12:29 · 팟캐스트
156만 명이 본 영화 한 편이 국정감사 증인석까지 갔습니다 🎬
국힘 “표현의 자유로 정당화 못해” 제작진 “특정 인물 배후 규정 안 해” 허진호 감독 국감 출석까지 추진 개봉 닷새 만에 관객 156만 돌파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9일 기준, 영화 한 편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극장 안, 불이 꺼져 있습니다. 스크린에서는 형사와 기자가 1974년 그 여름의 사건을 쫓고 있어요. 광복절 경축식장에서 총성이 울렸던 그날 말이죠.
영화 속 인물 중 누군가가 말합니다. 혹시 이게 밖에서 온 일이 아니라, 안에서 계획된 일일 수도 있지 않냐고.
그 한 장면이, 지금 국회까지 올라갔습니다.
먼저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좀 생각해봤어요. 유족입니다. 어머니가 눈앞에서 총에 맞아 돌아가셨고, 그 사건이 어떤 사건이었는지는 이미 오래전에 정리가 됐다고 믿고 살아온 사람들이죠.
그런데 극장에서, 아버지가 배후일 수도 있다는 가설이 대사로 나옵니다. 픽션이라는 표시를 달고요. 유영하 의원이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한 건 그 감각일 거예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아예 상영을 멈춰달라고 했습니다.
만든 쪽 자리도 있습니다. 제작진은 처음 낸 공식 입장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배후로 규정하지 않았고, 영화 속 가설을 사실로 제시한 것도 아니라고요. 기록을 바탕으로 상상을 더한 극영화라고.
두 말 다, 각자의 자리에서는 틀린 말이 아니에요. 그래서 이게 어려운 겁니다.
그런데 이 논쟁이 영화 한 편 얘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저는 좀 걸렸어요.
장동혁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쪽은 건드리면 고발되는데 왜 이쪽은 표현의 자유냐고요. 그러면서 2016년 영화 한 편을 "좋은 영화"라며 소개했죠. 가상의 도시가 배경인 그 작품, 당시에도 특정 정치인과 연결 짓는 해석이 있었습니다.
민주당은 또 다른 의혹을 꺼내며 되받았어요.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어느새 서로의 과거를 꺼내는 자리가 된 거죠.
여기서 뒤집히는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똑같은 일이 있었어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감독이 참고인으로 국회에 나왔죠. 그때 역사 왜곡 문제를 제기한 쪽은 민주당이었습니다.
올해는 반대편이 감독을 부르겠다고 합니다.
같은 자리, 같은 방식, 부르는 사람만 바뀌었어요. 저는 이 대목에서 좀 멈췄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이 영화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영화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거죠.
남는 건 이런 질문이에요.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쓴 창작물의 선은 누가 긋느냐. 유족의 고통은 분명히 실재하는데, 그 고통을 이유로 상영을 멈추는 게 맞는 답인가. 아니면 이기인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막지는 말되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게 맞는가.
저는 답을 모르겠어요. 다만 그 검증이 국정감사장에서 감독을 앉혀놓고 하는 방식이어야 하는지는, 좀 생각해볼 만한 것 같습니다.
영화는 지금도 극장에서 걸려 있습니다. 개봉 나흘 만에 백만 명을 훌쩍 넘겼어요. 논쟁이 커질수록 보러 가는 사람도 늘고 있죠.
하나만 남기고 싶습니다.
이 논쟁에서 가장 조용한 쪽은 유족입니다. 어느 진영이 이기느냐와는 상관없이, 1974년 그 여름을 실제로 겪은 사람들이 있어요. 논쟁이 시끄러워질 때 그 자리를 한 번쯤 떠올려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