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9 12:44 · 팟캐스트
미국이 이란 제안을 거절한 다음 날, 코스피가 6,845로 내려앉았습니다 🛢️
美 10년물 5.24%…3대 지수 동반 하락 외인 1900억 순매도…SK하닉, 소폭 상승 삼전, 배당락일 맞아 매물 출회 가능성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9일, 월말 장을 앞둔 화요일 아침 상황을 들고 왔습니다.
한번 상상해보시겠어요. 주말 사이에 뉴스를 안 봤다고 치죠. 월요일 밤에 자고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계좌를 열었는데, 파란 숫자가 쭉 늘어서 있습니다. 어제까지는 괜찮았는데요.
그날 아침 코스피는 장 시작 직후 6845선까지 밀렸습니다. 하락폭 자체는 크다고 할 순 없어요. 0.6% 정도.
그런데 이런 날이 사람을 더 피곤하게 만들거든요. 폭락이면 차라리 원인이 뚜렷하잖아요. 이건 그냥, 여기저기서 조금씩 빠지는 겁니다.
왜 그런지 들여다보면요.
간밤에 미국이 이란의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자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는데,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그러자 기름값이 뛰고, 미국 국채금리가 따라 올랐습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5.24%까지 올랐습니다.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서브프라임 터지기 전이요.
이 숫자가 왜 중요한지는, 뉴욕에서 벌어진 일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다우, S&P500, 나스닥. 세 개가 다 떨어졌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이 매력을 잃거든요. 은행에 그냥 넣어둬도 5% 넘게 주는데,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줄어드는 거죠.
그러니까 서울 증시에서 벌어지는 일은, 사실 서울에서 결정된 게 아닙니다.
여기서 하나 더 겹칩니다.
29일은 삼성전자 배당락일이었어요. 배당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날이죠. 그런데 그 직전 일주일 동안, 증권사들이 삼성전자를 1조 6천억 원어치 사들였습니다. 유진투자증권 집계입니다.
배당 받으려고 산 게 맞아요. 다만 그냥 산 게 아니고, 선물을 같이 팔아뒀습니다. 주가가 어디로 가든 배당만 챙기는 구조를 만든 거죠.
그러면 배당 기준일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요. 그 구조를 풀어야 합니다. 사둔 주식을 팔아야 하는 거예요.
저는 이 대목이 좀 묘했어요. 배당을 받기 위해 만든 매수세가, 배당을 받은 다음에는 그대로 매도세가 되는 겁니다.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던 매도죠.
그런데 예상과 다른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날 삼성전자는 0.19% 하락에 그쳤어요. 거의 안 움직인 겁니다. 오히려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생명 같은 종목이 더 많이 빠졌고, SK하이닉스는 올랐습니다.
정작 배당락 주인공은 조용했고, 상관없어 보이는 종목들이 흔들린 셈이죠. 시장이 늘 예상한 대로 반응하지는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증권가 코멘트도 갈립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악재가 이미 전날 반영됐고, 낙폭이 과하다는 인식에 저가 매수세가 들어와 장중 회복할 수 있다고 봤어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전망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남는다고 느낀 건 이런 겁니다. 이날 하락에는 이유가 세 개나 붙어 있었어요. 중동 협상, 미국 금리, 배당락 물량. 다 설명이 됩니다.
근데 설명이 된다고 해서 예측이 됐던 건 아니거든요. 협상이 깨질 걸 알았나요. 금리가 그날 5.24%를 찍을 걸 알았나요. 지나고 나서 이유를 붙이는 건 쉽습니다.
기억하실 게 있다면 하나입니다. 오늘 시장을 움직인 이유 세 가지 중에, 한국에서 만들어진 건 하나뿐이었어요. 배당락. 나머지 둘은 우리가 잠든 사이 다른 대륙에서 결정됐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계좌를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좀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