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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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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9 08:35 · 팟캐스트

발효 두 달 전인데, 미국 태양광 모듈 가격이 벌써 40% 올랐습니다 🗓️

美 무역확장법 232조 MIP 발효 이전 현지 태양광 모듈 중위가격 크게 뛰어 태양광 수요 증가도 공급가 끌어올려 한화솔루션, ‘솔라 허브’로 경쟁력 ↑ OCI홀딩스는 中 저가 공세 부담 감소 장기공급계약과 모듈 원가 상승 변수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29일 기준으로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하나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상상해봅시다 — 주말 아침,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달겠다고 견적을 받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업체 직원이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계약하시면 이 가격인데, 두 달 뒤엔 못 맞춰드려요." 거짓말이 아니었습니다. 미국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태양광 모듈 가격이 두 달 사이에 40퍼센트 넘게 올랐어요. 열 개 사던 돈으로 이제 일곱 개밖에 못 삽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미국 정부가 수입 태양광 제품에 '가격 하한선'을 그었습니다. 이 가격보다 싸게는 들여올 수 없다는 겁니다. 12월 4일부터 적용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파는 쪽의 반응이에요. 두 달 뒤에 하한선이 생긴다는 걸 알잖아요. 그러면 지금 싸게 팔 이유가 없죠. 그래서 발효 전부터 가격이 미리 올라버린 겁니다. 규제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시장은 벌써 움직였어요. 저는 이 대목이 좀 신기했습니다. 제도가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게 아니라, 제도가 생긴다는 '예고'만으로도 바뀌는 거죠. 그런데 이게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한국 기업 두 곳이 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어요.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에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미국 안에서 만들면 수입 규제를 안 받죠. 경쟁자들 가격이 올라가는 동안, 자기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겁니다. OCI홀딩스는 태양광의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만듭니다. 그동안 중국산 저가 물량에 밀려 힘들었어요. 회사 설명으로는 중국산이 1킬로그램에 4달러에서 6달러 수준이었는데, 새 고객과는 21달러 이상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네 배 넘는 가격입니다. 숫자로 보면 꽤 극적이죠.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 모두 4분기 이익이 크게 뛸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 뒤집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OCI홀딩스가 파는 물량의 대부분은 이미 장기 계약에 묶여 있어요. 몇 년짜리 계약이죠. 시장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어제 계약한 가격이 오늘 바뀌지는 않습니다.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뜻입니다. 한화솔루션도 마찬가지예요. 모듈 값이 오르면 좋은데, 그 모듈을 만드는 원료인 폴리실리콘 값도 같이 오르잖아요. 파는 가격이 올라도 만드는 값이 올라가면 남는 게 줄어듭니다. 같은 사건이 한쪽에는 기회고, 다른 쪽에는 부담인 거죠. 제가 이 이야기에서 좀 걸린 지점은 이겁니다. 숫자들이 다 '전망'이라는 거예요. 157퍼센트, 345퍼센트 — 이런 증가율은 아직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12월 4일에 제도가 발효되고, 그다음에 계약이 갱신되고, 그다음에 장부에 찍혀야 확인되는 숫자죠. 시장은 그걸 미리 반영해서 움직이고 있고요.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기대인 겁니다. 기대가 맞을 수도 있고, 중간에 뭔가 바뀔 수도 있어요. 원료값이 예상보다 더 오르거나, 계약 반영이 더 늦어지거나. 정답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도 모르니까요. 오늘 하나만 남기자면 이렇습니다. 규제 하나가 그어지면, 가격이 바뀌고, 누가 유리하고 누가 불리한지가 다시 정해집니다. 그런데 그 변화가 실제 숫자로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려요. 예고와 발효 사이, 발효와 반영 사이에 시차가 있습니다. 뉴스가 먼저 오고, 현실은 나중에 옵니다. 그 간격을 기억해두면 좋겠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