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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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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9 12:23 · 팟캐스트

성인 5명 중 1명이 이 계좌를 갖고 있습니다 🪆

7개월 만에 200만 명 늘어 가입금액 76조 5000억 원 가입자 89%가 투자중개형 운용자산 절반은 ETF 20·30대 가입 비중 41%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기준은 올해 8월 말입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번 달 말에 내놓은 집계인데, 숫자 하나가 눈에 걸렸어요. 상상해봅시다. 퇴근길 지하철, 옆자리 사람이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어요. 증권사 앱이에요. 계좌 하나를 열고 있는 중입니다. 이름은 들어봤는데 정확히 뭔지는 모르는 그 계좌요. 성인 다섯 명 중 한 명이 이미 그 계좌를 갖고 있습니다. 8월 말 기준으로 천만 명을 넘었어요. 2016년에 만들어진 제도인데, 십 년 넘게 걸려서 여기까지 온 겁니다. 그런데 저는 천만이라는 숫자보다, 그 계좌를 여는 사람의 마음이 더 궁금했어요. 처음 이 제도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뭘 했는지 보면 좀 재밌거든요. 은행 창구에 가서, 예금이나 적금을 이 계좌 안에 넣었습니다. 세금 아껴주는 통장이라고 들었으니까요. 그게 자연스러운 반응이었죠.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열 명 중 아홉 명은 증권사에서 계좌를 열어요. 그 안에 담는 건 주식이나 이티에프입니다. 은행을 통해 가입한 사람은 오히려 줄었어요. 2020년 말에 비해 절반 가까이 빠졌습니다. 같은 제도인데, 담기는 내용이 바뀐 거예요. 그럼 누가 이걸 바꿨을까요. 이십대, 삼십대입니다. 전체 가입자에서 이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말에는 셋 중 하나 정도였는데, 지금은 열 명 중 네 명이 됐어요. 이 대목에서 저는 좀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보통 이런 이야기는 '젊은 세대가 투자에 적극적이다'로 끝나요. 그런데 뒤집어보면 이렇게도 읽힙니다. 예금 이자로는 돈이 안 모인다는 걸, 이 세대가 가장 먼저 체감했다는 거죠. 절세 계좌라는 건 이익이 났을 때 의미가 있는 제도예요. 이익의 일정 부분까지는 세금을 안 매기고, 넘는 부분은 낮은 세율로 따로 계산해줍니다. 손실이 나면 아낄 세금도 없죠. 그러니까 천만 명이라는 숫자는 '천만 명이 돈을 벌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천만 명이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는 뜻에 더 가까워요. 그게 나쁘다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성격이 다르다는 거죠. 은행 창구에서 예금을 넣던 계좌와, 앱에서 이티에프를 사는 계좌는 이름만 같아요. 실제로는 다른 물건입니다. 하나는 안 잃는 걸 전제로 세금을 아끼는 도구였고, 다른 하나는 잃을 수도 있다는 걸 전제로 세금을 아끼는 도구예요. 제도를 만든 쪽은 '국민 재테크 계좌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자리 잡은 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았는지는, 조금 더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가 계속 걸립니다. 오십대 이상에서는 아직 예금 중심으로 쓰는 분들이 꽤 있어요. 여섯 명 중 한 명 정도는 여전히 은행에 맡겨두는 방식을 씁니다. 이걸 '뒤처졌다'고 볼 수도 있고, '지킬 게 있어서 그렇다'고 볼 수도 있어요. 저는 후자 쪽이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 남은 시간이 다르면, 감당할 수 있는 흔들림도 다르니까요. 하나만 남기고 싶어요. 같은 계좌라도, 안에 무엇을 담는지가 전부라는 겁니다. 천만 명이 가입했다는 소식은 이 계좌가 좋은 상품이라는 증명이 아니에요. 세금 혜택은 이익이 났을 때 따라오는 거고, 이익을 낼지 말지는 계좌가 정해주지 않습니다. 계좌를 여는 건 시작이지, 결론이 아니라는 거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