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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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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9 10:25 · 팟캐스트

온체인 보유는 세계 2위인데, 과세 준비는 아직 고시 단계입니다 🧳

[2026 글로벌 가상화폐 도입지수] 스테이블코인 결제 수취액도 6위 가상화폐 실사용 확대 상황에서 세금물면 거래수요 이탈 가능성 국회선 유예 논의 재점화하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내년 과세 방침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28일, 국회에서 있었던 이야기부터 시작해보려고 해요. 그런데 그 전에 먼저 그려보고 싶은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주말 아침. 휴대폰을 켜서 앱 하나를 엽니다. 거기에 몇백만 원이 들어 있어요. 회사에서 받은 월급 중에 조금 떼어놓은 돈이죠. 손에 잡히는 물건도 아니고, 통장에 찍힌 숫자도 아닙니다. 그런데 매일 아침 확인합니다. 이런 사람이 한국에 아주 많습니다. 얼마나 많냐면요. 블록체인에 기록된 가상화폐 보유 규모에서 한국이 세계 2위예요. 1위가 미국입니다. 인구도, 경제 규모도 미국의 몇 분의 일인 나라가, 바로 그 다음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대목이 저는 좀 걸렸어요. 국내 이용자 중에 개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거의 전부입니다. 법인은 아직 참여가 제한돼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이 세계 2위라는 숫자는, 기관이 만든 게 아니라 아침마다 앱을 여는 사람들이 쌓아올린 거라는 뜻이죠. 여기서 조금 더 넓혀볼까요. 투자만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게 있어요. 가격이 크게 안 움직이도록 설계된 가상화폐라서, 투자보다는 결제나 송금에 쓰입니다. 이 결제로 한국에 들어온 돈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5조 원을 훌쩍 넘습니다.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은 규모예요. 이건 좀 다른 이야기죠.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는 투자가 아니라, 실제로 주고받는 데 쓰인다는 거니까요. 그런데 뒤집히는 지점이 여기 있습니다. 내년 1월부터 가상화폐 투자 소득에 세금이 붙습니다. 예정된 일이에요. 그러면 세금 걷힐 게 많아지겠구나, 이렇게 생각하기 쉽잖아요. 조사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국내 투자자 2천여 명한테 물어봤더니, 열 명 중 일곱 명 넘게 "그러면 국내 거래소를 덜 쓸 것 같다"고 답했어요. 그리고 그렇게 답한 사람 중 거의 전부가, 대신 해외 거래소나 자기 개인 지갑을 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같은 조사기관은 이 흐름이 현실이 되면 국내 3대 거래소 거래대금이 1년 만에 3분의 1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고 봤어요. 세금을 걷으려고 만든 제도가, 걷을 대상을 밖으로 밀어낼 수 있다는 겁니다. 그게 지금 우려되는 상황이죠. 그래서 국회에서 유예 논의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3년 미루자는 법안, 2년 미루자는 법안이 올라왔어요. 과세를 아예 없애달라는 국민 청원도 넉 달 만에 처음 회의 안건으로 다뤄졌습니다. 정부 입장은 예정대로 하겠다는 쪽이에요. 국세청에서 관련 고시를 준비 중이라고 했습니다. 아직 준비 중이라고요. 시행이 석 달 앞인데요. 제가 이 뉴스에서 계속 생각이 머무는 대목이 그겁니다. 세금 자체를 매기느냐 마느냐가 아니에요. 돈이라는 건 원래 국경을 잘 안 넘습니다. 통장을 옮기려면 서류가 필요하고, 은행에 가야 하고, 시간이 걸리죠. 그런데 이건 아니거든요. 앱 하나 바꾸면 끝이고, 개인 지갑으로 옮기면 아무도 못 봅니다. 그러니까 제도를 만드는 쪽에서 보면, 도망갈 수 있는 돈에 세금을 매기는 일이에요. 도망 못 가게 만드는 게 먼저인지, 세금을 먼저 매기는 게 맞는지. 저도 답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여요. 한국이 이 시장에서 세계 2위가 된 건, 정부가 키운 게 아니라 개인들이 각자 알아서 만든 결과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시장이니까, 그 사람들이 각자 알아서 빠져나갈 수도 있는 거죠. 오늘 기억하실 게 하나 있다면 이겁니다. 지금 논의되는 건 "세금을 낼지 말지"가 아니라 "그 돈이 어디에 남아 있을지"라는 겁니다. 유예든 시행이든, 결국 그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에요. 앞으로 석 달, 국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는지 한 번 지켜봐 주시면 좋겠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