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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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9 08:11 · 팟캐스트

전문의 2명이 보던 것을, 이제 AI와 1명이 봅니다 🩺

州 정부 ‘AI 판독’ 확대 발맞춰 스페인 이어 스웨덴에도 공급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 루닛이 공식 발표를 낸 날 기준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상상해봅시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어느 검진센터. 한 여성이 유방 촬영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나갑니다. 촬영은 5분 만에 끝났어요. 그런데 그 사진이 실제로 읽히는 건, 그 사람이 집에 돌아간 뒤입니다. 그 사진을 읽는 사람은 둘이었습니다. 같은 영상을 의사 두 명이 따로따로 봅니다. 서로 뭐라고 했는지 모른 채로요. 이게 유럽 유방암 검진의 표준 방식이었어요. 이중 판독이라고 부릅니다. 왜 두 명이었을까요. 한 명이 놓칠 수 있으니까요. 유방 영상은 어렵습니다. 밀도가 높은 조직 사이에 아주 작은 그림자 하나가 숨어 있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두 번 봅니다. 사람을 더 쓰는 방식으로 실수를 줄여온 거죠. 그런데 스톡홀름의 세인트괴란 병원이 5년 전에 좀 다른 걸 해봤습니다. 의사 한 명에, AI 하나. 그렇게 짝을 지어서 읽게 해봤어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검진받은 여성 5만 5천 명의 데이터로요. 결과가 의외였습니다. 의사 두 명이 읽었을 때보다, 의사 한 명과 AI가 함께 읽었을 때 암을 더 많이 찾아냈어요. 사람을 한 명 줄였는데 더 찾은 겁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보통 AI 얘기가 나오면 '사람 자리를 대체한다'는 쪽으로 흘러가잖아요. 근데 여기서는 사람이 한 명 빠진 자리에 AI가 들어간 게 아니었습니다. 두 번 보는 방식 자체가 바뀐 거예요. 두 사람은 같은 눈으로 두 번 봤지만, 사람과 AI는 서로 다른 눈으로 봅니다. 놓치는 지점이 겹치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세인트괴란 병원은 2023년에 계약을 맺었고, 이후 3년 동안 20만 건 넘게 이 방식으로 읽었습니다. 한 병원에서 20만 건입니다. 연구실 얘기가 아니라 실제 검진실 얘기라는 뜻이에요. 이번에 벌어진 일은, 그게 병원 하나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스톡홀름주 전체가 도입하기로 했어요. 카롤린스카를 포함해 주에서 유방암 검진을 맡는 병원들이 다 들어갑니다. 스웨덴에서는 올해 6월 달라르나주에 이어 두 번째고, 스페인 발렌시아주도 지난해 이미 시작했습니다. 병원 한 곳의 연구가 지역 전체의 공공 검진 체계로 올라간 거죠. 저는 이게 규모보다 더 중요한 변화라고 느꼈습니다. 병원은 계약을 바꾸면 되는데, 주 단위 검진 프로그램은 그렇지 않잖아요. 여기에는 표준을 손대는 결정이 들어갑니다.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이 소식을 '한국 기업이 유럽에서 잘 나간다'로만 들으면 절반만 들은 겁니다. 경쟁사도 똑같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업체가 지난해 스페인의 다른 주와 계약했어요. 지금 유럽에서 벌어지는 건 회사 간 경쟁이라기보다, 검진의 표준이 어느 방향으로 굳어질지가 결정되는 시기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주 단위 계약이 하나씩 붙는 건, 매출이 늘어나는 얘기이기 이전에 '앞으로 유럽에서 유방 영상은 이렇게 읽는다'는 기준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하겠죠. 마음에 남는 건 이 부분입니다. 검진을 받은 사람은 자기 사진이 누가, 어떻게 읽혔는지 모릅니다. 결과지 한 장만 받죠. 그 뒤에서 판독 방식이 바뀌고 있어요. 좋은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근거는 있습니다. 다만 그 변화가 당사자한테는 거의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게, 저는 계속 생각이 났어요.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AI가 사람을 대신한 게 아니라, 사람과 다르게 틀린다는 점 때문에 함께 쓰인 거라는 것. 이 순서를 뒤집으면 이 소식은 완전히 다르게 읽힙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