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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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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30 12:09 · 팟캐스트

모회사가 들고 있던 자회사 지분을, 일반주주에게 그대로 나눠주기로 했습니다. 임시주주총회 특별결의까지 거쳤습

공모가 1만 4600원…장중 최고 2만 8700원까지 올라 모회사 주주에 지분 현물배당 추진…중복상장 규제 문턱 넘어 항법·항재밍 전문기업…지난해 영업이익 103.6% 증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30일, 코스닥에 새 회사 하나가 들어온 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상상해봅시다. 아침 9시, 한 회사의 주식이 처음 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합니다. 공모가는 만 사천육백 원이었어요. 그런데 장이 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이 거의 두 배까지 올라갑니다. 두 배요. 하루도 아니고, 몇십 분 만에요. 덕산넵코어스라는 회사입니다. 이름이 좀 낯설죠. 저도 처음 봤을 때 뭐 하는 곳인지 몰랐어요. 그런데 이 회사가 왜 주목을 받았는지를 보면, 숫자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에 상장 심사를 청구했어요.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죠. 그런데 그 사이에 규제가 바뀝니다. 금융당국이 이런 방침을 내놨어요. 이미 상장된 회사의 자회사가 또 따로 상장하는 건,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요. 중복상장이라고 부릅니다. 덕산넵코어스가 딱 그 구조였어요. 위에 비상장 지주사가 있고, 그 아래 상장사가 있고, 또 그 아래 이 회사가 있는 구조. 기다리던 회사 입장에서는 갑자기 길이 막힌 셈이죠. 그래서 이 회사는 어떻게 했을까요. 모회사가 갖고 있던 지분을, 일반 주주들에게 현물로 나눠주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현금 대신 주식으로 배당하는 거예요. 그리고 임시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받아냈습니다. 그 결과, 올해 7월에 심사를 통과했어요. 규제가 정비된 뒤 예외를 인정받은 첫 사례가 된 겁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인상 깊었어요. 규제가 생겼는데, 그 규제가 왜 생겼는지를 보고 답을 만들어 간 거니까요. 중복상장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겁니다. 모회사 주주들이 갖고 있던 알짜 사업이, 따로 상장되면서 희석되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지분을 주주들에게 직접 나눠주는 방식으로 접점을 찾은 거죠. 그럼 이 회사는 뭘 하는 곳일까요. 한마디로 하면, 길을 찾는 기술입니다. 위성 신호를 받아서 지금 내가 어디 있는지 알아내는 장치. 우리가 차에서 쓰는 내비게이션도 원리는 비슷해요. 그런데 이 회사가 만드는 건 군사용이라 하나가 더 붙습니다. 누군가 그 신호를 방해하면 어떻게 하나. 전파를 교란해서 위치를 못 잡게 만들면요. 그걸 막아내는 기술을 항재밍이라고 합니다. 이 회사의 핵심이 거기 있어요. 누리호 발사에도 위성항법수신기를 공급한 이력이 있고요. 이게 왜 중요한지, 요즘 뉴스를 보면 감이 오실 거예요. 드론 대응 체계, 미사일 방어 체계. 위치를 정확히 아는 게 전제가 되는 일들이죠. 그런데 여기서 제가 좀 걸린 부분이 있습니다. 이 회사 매출을 보면, 상위 고객 세 곳이 차지하는 비중이 80퍼센트를 넘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기술력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큰 고객들이 쓰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동시에, 저 세 곳의 사업 계획에 회사의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는 뜻도 됩니다. 방산은 국가 예산과 사업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영역이잖아요. 상장 첫날 두 배까지 올랐던 가격은, 장중에 상승폭을 줄였습니다. 시장도 판단을 계속 조정하고 있는 셈이죠. 오늘 하나만 남기자면, 이겁니다. 상장 첫날의 가격은, 그 회사에 대한 시장의 첫인상입니다. 첫인상은 자주 바뀌죠. 회사가 실제로 뭘 만들고, 누가 그걸 사는지가 남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