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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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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30 12:48 · 팟캐스트

반년 만에 63조가 더 걷힌다고? 🔬

■ 재경부 2026년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 올 국세 478.6조, 전년 대비 104.7조 ↑ 삼전하닉 이익 전망 339조→638조 껑충 법인세 136.4조로 추경 대비 35조 상향 배당·성과급 소득세 늘고, 증권 세수도 급증 세수 오차율 15.2%로 역대 5번째 수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30일, 재정경제부가 올해 국세수입을 다시 계산한 결과를 내놓은 날 이야기입니다. 상상해봅시다. 3월에 가계부를 하나 썼다고 해볼게요. 올해 우리 집에 들어올 돈, 4억 정도 되겠구나. 그렇게 적어놓고 지출 계획을 다 짰어요. 그런데 9월에 통장을 열어봤더니, 4억 6천만 원이 들어와 있습니다. 기분이 좋을까요. 처음엔 좋겠죠. 그런데 조금 있으면 다른 생각이 듭니다. 내가 우리 집 살림을 이렇게 몰랐나. 3월에 세운 계획은 그러면 다 뭐였던 걸까. 정부가 지금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올해 걷힐 세금이 추경 때 예상보다 63조 원 더 들어올 거라고 합니다. 처음 잡은 숫자에서 15퍼센트가 틀린 거예요. 여기서 한 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정부가 게으르게 계산한 게 아닙니다. 3월에 삼성전자하고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은 어느 정도였어요. 반년 뒤에 그게 거의 두 배로 뛰었습니다. 시장 전체가 못 본 거예요. 증권사들도, 애널리스트들도. 정부 혼자 놓친 게 아니라는 뜻이죠. 세금은 기업이 번 돈에 붙습니다. 기업이 얼마 벌지를 아무도 몰랐으면, 세금이 얼마 들어올지도 알 수가 없어요. 계산이 틀린 게 아니라, 계산의 재료가 통째로 달라진 겁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돈이 덜 들어오면 다들 난리가 납니다. 2023년에 세금이 크게 덜 걷힌 적이 있었어요. 그때 오차가 마이너스 14퍼센트였습니다. 책임론이 한참 돌았죠. 올해 오차는 그보다 더 큽니다. 방향만 반대예요. 그런데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같은 크기로 틀렸는데, 한쪽은 사고고 한쪽은 낭보가 됩니다. 저는 이게 좀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63조 원이 갑자기 생기면, 그 돈으로 뭘 할지도 갑자기 정해야 하거든요. 급하게 정한 계획이 잘 세워진 계획일 가능성은, 솔직히 높지 않잖아요. 그리고 더 마음에 걸리는 건 그다음입니다. 올해 세금을 밀어올린 건 두 가지예요. 반도체가 잘 팔린 것, 그리고 주식 거래가 폭발한 것. 주식 쪽을 보면요. 하루 거래대금이 지난해 하반기에 30조 원대였습니다. 올해 5월엔 백조 원을 넘었어요. 그런데 7월에는 60조 원대, 8월에는 40조 원대로 다시 내려왔습니다. 몇 달 사이에 오르락내리락한 거예요. 반도체도 그렇죠. 호황일 때는 세상이 다 우리 것 같지만, 그 산업은 주기가 있습니다.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가 옵니다. 그러니까 지금 나라 살림의 상당 부분이, 몇 달 만에 반토막 날 수도 있는 것들 위에 올라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올해는 그게 위로 튀었어요. 그래서 다행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구조라면, 아래로도 그만큼 튈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기사 끝에 나온 지적이 저는 제일 중요해 보였어요. 세금 전망을 지금보다 더 자주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겁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매년 9월에 한 번 다시 계산해서 국회에 보고하고 있어요. 1년에 한 번이죠. 반도체 전망이 반년에 두 배로 변하는 세상에서, 1년에 한 번이 충분할까요.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거면 좋겠어요. 63조 원이 더 들어왔다는 건 좋은 소식입니다. 동시에, 우리가 나라 살림을 얼마나 못 내다보고 있는지 알려주는 소식이기도 합니다. 같은 크기로 반대 방향으로 틀리는 날은, 언제든 올 수 있으니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