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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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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30 08:52 · 팟캐스트

장바구니에 담을 게 줄어든 게 아니라, 마트가 매대를 바꿨습니다 🧺

이마트·롯데마트 식품 공간 대폭 늘려 대형마트 식품 매출 비중 5년간 ‘우상향’ “비식품 온라인 채널과 경쟁 어려워”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29일 유통업계 소식을 기준으로 오늘 이야기 시작해 보겠습니다. 주말 아침, 장 보러 마트에 갑니다. 카트를 끌고 들어가서 채소, 고기, 과일 담고. 예전 같으면 2층 올라가서 수건이나 양말도 한두 개 집어왔을 텐데요. 요즘엔 그냥 안 올라가죠. 왜냐면 그건 휴대폰으로 사니까요. 그런데 마트도 그걸 알고 있었습니다. 이마트 은평점이 올해 4월에 리뉴얼을 했어요. 식품 공간 비중을 열 포인트 늘렸습니다. 열 중에 여섯 정도였던 걸 일곱 가까이로. 비식품 매대는 그만큼 줄였고요. 숫자만 보면 작은 변화 같은데, 매장에 서 있으면 다릅니다. 냉장·냉동 코너가 두 배가 됐어요. 주류를 모아둔 존도 따로 만들었고요. 롯데마트는 더 과감했습니다. 은평점을 아예 식료품 전문 매장으로 바꿨어요. 식품 비중이 열에 아홉입니다. 사실상 마트가 아니라 큰 식품관이 된 거죠. 여기서 제가 좀 걸렸던 대목이 있어요. 이게 마트가 스스로 고른 전략일까, 아니면 남은 걸 지킨 걸까 하는 겁니다. 생활용품, 공산품. 이건 온라인이 이겼습니다. 가격도, 배송도, 종류도. 마트가 붙어볼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그 자리를 비웠습니다. 반대로 신선식품은요. 아직 사람들이 직접 보고 싶어 하거든요. 이 사과가 얼마나 단지, 이 삼겹살이 어떤 색인지. 화면으로는 잘 모르겠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마트가 하고 있는 건 공격보다는 방어에 가까워 보입니다. 가장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는 진지로 물러선 거죠. 그런데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이게 잘 먹히고 있다는 겁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대형마트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말엔 열에 여섯 정도였습니다. 올해 8월에는 열에 일곱을 훌쩍 넘었어요. 단순히 비식품이 빠진 만큼 비중이 올라간 게 아니에요. 식품 자체가 더 팔렸습니다. 지난 8월, 마트 전체 매출이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식품이 평균보다 더 많이 늘었고요. 비식품은 거의 제자리였습니다. 그러니까 후퇴라고 부르기도 애매해진 거예요. 줄어든 매장에서 더 벌고 있으니까요. 다만 저는 이 이야기가 마트 얘기로만 안 들렸어요. 한때 없는 게 없던 공간이었잖아요. 옷도 있고, 가전도 있고, 문구도 있고. 주말 하루를 거기서 보내는 게 이상하지 않았죠. 그게 지금 식품 중심으로 좁아지고 있습니다. 더 뾰족해지고, 더 잘하는 것만 남기고요. 효율로 보면 맞는 판단입니다. 잘하는 데 집중하는 거니까요. 근데 어떤 공간이 잘하는 것만 남기기 시작하면, 그 공간에서 우연히 마주치던 것들은 사라집니다. 사러 간 건 아닌데 눈에 들어와서 집어 오던 물건들. 그런 게 없어지는 거죠. 그게 나쁜 변화인지 아닌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판단하기엔 좀 이르고요. 다만 이건 확실합니다. 앞으로 마트에 갈 때, 먹을 것 말고 다른 걸 찾아서 가는 일은 점점 줄어들 거예요.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대형마트가 식품 비중을 늘린 건 취향이 아니라 계산이었습니다. 온라인에 이길 수 없는 건 놓고, 아직 이길 수 있는 걸 붙잡은 겁니다. 그리고 그 계산이, 지금까지는 맞아떨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