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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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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30 07:43 · 팟캐스트

전선 하나 안 깔고, 호남 송전 용량이 72% 늘어납니다 🔌

■ 기후부 전력망 혁신 대책 출력제어 전제 ‘유연 접속’ 허용 2030년 송전용량 171GW로 확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9월 29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내용을 기준으로 합니다. 한 번 상상해 보시겠어요. 전남 어딘가, 논 한가운데 태양광 패널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판은 다 깔았고 배선도 끝났어요. 그런데 전기가 안 나갑니다. 발전은 되는데, 나갈 길이 없는 거죠. 이런 사업자들이 꽤 있었습니다. 설비는 다 갖췄는데 한국전력에 접속 신청을 하면 "지금 이 지역 전력망은 꽉 찼습니다" 하는 답이 돌아와요. 그러면 기다리는 겁니다. 송전선이 새로 깔릴 때까지. 문제는 그 송전선이 몇 년씩 걸린다는 거예요. 땅 사고, 주민 설명하고, 철탑 세우고. 그 사이에 패널은 그냥 햇빛만 받고 있죠. 그런데 이게 왜 막혀 있었냐면, 기준이 좀 특이했어요. 지금까지는 이렇게 봤습니다. 발전소가 설비의 최대 성능으로 돌아간다고 가정하고, 그걸 전력망이 다 감당할 수 있을 때만 연결해 줬어요. 최악의 순간을 기준으로 잡은 거죠. 안전한 방식이긴 합니다. 그런데 태양광이 최대 출력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하루에 얼마나 될까요. 구름 끼면 떨어지고, 해 지면 없어지고요. 1년 내내 최대치인 순간은 거의 없거든요. 그러니까 대부분의 시간에는 전력망이 남아돌고 있었던 겁니다. 오지 않을 최악을 위해 비워둔 자리였죠. 이번 대책은 그 가정을 바꿉니다. 일단 연결해 주고, 실제로 발전량이 넘칠 때만 줄이자는 거예요. 이걸 '유연 접속'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인상적이었어요. 새로 뭘 짓는 게 아니라, 계산 방식을 바꿔서 자리를 만들어낸 거잖아요. 정부 추산으로는 호남 송전 용량이 지금보다 일흔 퍼센트 이상 늘어난다고 합니다. 철탑 하나 안 세우고요. 그런데 여기서 한 번 뒤집어 볼 지점이 있습니다. '출력제어를 전제로'라는 말, 이게 결국 무슨 뜻일까요. 전기가 넘치는 날에는 발전을 강제로 줄인다는 얘기입니다. 해가 쨍쨍한 날, 가장 잘 돌아갈 수 있는 그 순간에 스위치를 내리는 거죠. 사업자 입장에서는 발전할 수 있었는데 못 한 거고, 그만큼 수익이 안 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건 공짜로 자리를 늘린 게 아니에요. 들어올 수 있게 해주되, 좋은 날의 일부를 내놓으라는 조건이 붙은 거죠. 기다리다 못한 사업자에게는 그래도 낫다는 선택일 수 있어요. 아예 못 들어가는 것보다는요. 하지만 몇 년 전에 이미 들어가서 자기 용량을 온전히 쓰고 있는 사업자와는 조건이 다릅니다. 같은 태양광인데, 언제 줄을 섰느냐에 따라 다른 규칙이 적용되는 거예요. 그리고 하나 더 걸리는 게 있었습니다. 이번 대책에는 접속권 회수라는 항목이 있어요. 해상풍력처럼 실제 가동까지 오래 걸리는 사업자들의 접속권을 거둬서, 당장 전기를 낼 수 있는 태양광 쪽에 넘기겠다는 겁니다. 효율로 보면 맞는 판단이죠. 자리만 잡고 있는 쪽보다, 지금 쓸 수 있는 쪽에 주는 게요. 다만 해상풍력이 오래 걸리는 건 그 사업의 성격이잖아요. 바다에 짓는 일이니까요. 느린 게 곧 비어 있는 건 아닌데, 이번 기준에서는 그렇게 분류된 겁니다. 빠른 쪽이 유리해지는 구조인 거죠. 오늘 하나만 남겨두고 싶은 건 이겁니다. 전력망을 늘린다는 말이, 꼭 뭘 새로 짓는다는 뜻은 아니라는 거요. 이번 대책은 짓지 않고 늘렸어요. 대신 그 안에서 누가 어떤 조건으로 들어올지, 그 규칙을 다시 썼습니다. 늘어난 자리는 실제로 생겼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는 조건이 달려 있고, 조건은 모두에게 같지 않다는 걸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