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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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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30 09:12 · 팟캐스트

1,500억에 사서 2,000억에 팝니다. 4년 사이 SK에코플랜트가 바꾼 것 🧹

말레이 ‘센바이로’ 지분 30% 프랑스 환경기업에 매각 앞둬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30일 기준으로, 한 회사가 4년 전에 했던 선택을 되돌리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상상해봅시다. 4년 전 어느 회의실. 자료가 돌아가고, 결론이 나옵니다. 말레이시아에 있는 폐기물 처리 회사, 지분 30퍼센트를 사자. 금액은 1500억 원. 그때 분위기가 어땠을지 짐작이 가시죠. 친환경이 미래라고 모두가 말하던 시절이었어요. 폐기물, 재활용, 해상풍력. 이런 단어가 붙으면 투자자들이 좋아했거든요. SK에코플랜트는 그 흐름 위에 있었습니다. 건설회사인데 이름에 '에코'를 넣었잖아요. 방향을 이름에 박아넣은 거죠. 그러니까 센바이로 인수는 별난 결정이 아니었어요. 그 시점에서는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지분을 전부 내놓았습니다. 프랑스 환경기업 베올리아가 사겠다고 실사를 돌리고 있고요. 돌아올 현금은 2000억 원 안팎으로 예상됩니다. 숫자만 보면 손해는 아니에요. 1500억에 사서 2000억에 파는 거니까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4년 동안 들고 있었는데, 그게 성과인가 싶어서요. 그리고 이게 한 건이 아닙니다. 2024년에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회사를 팔았어요. 그다음 해에는 환경 자회사 두 곳. 올해 8월에는 해상풍력 회사까지. 지금은 말레이시아 폐기물 회사입니다. 하나하나는 각자 이유가 있어 보여요. 그런데 나란히 놓으면 방향이 보이죠. 친환경이라는 간판을 하나씩 떼어내고 있는 겁니다. 대신 들어오는 건 인공지능, 반도체, 인프라. 이름에 '에코'를 달았던 회사가 말이죠. 여기서 좀 뒤집어볼 지점이 있습니다. 파는 쪽이 있으면 사는 쪽도 있잖아요. 베올리아는 프랑스 환경기업입니다. 물, 폐기물, 에너지를 다루는 회사고요. SK가 손을 떼는 그 사업을, 베올리아는 경영권까지 확보하겠다고 들어오는 겁니다. 말레이시아 국부펀드가 쥐고 있던 지분까지 일부 사겠다고 하고요. 같은 자산을 보고 한쪽은 정리하고, 한쪽은 키웁니다. 누가 맞는지는 지금 알 수 없어요. 다만 이게 '친환경은 끝났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건 분명하죠. 누가 그 일을 하느냐가 바뀌고 있는 거예요. 그럼 무엇이 남는가. 저는 '방향'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기업이 방향을 정할 때는 그게 꽤 확고해 보입니다. 이름도 바꾸고, 조직도 만들고, 수천억을 넣죠. 그런데 4년이면 바뀝니다. 시장이 바뀌고, 수익이 안 나오고, 더 급한 게 생기니까요. 이게 나쁘다는 말은 아니에요. 못 버는 사업을 붙들고 있는 게 더 무책임할 수도 있잖아요. 다만 그 방향에 걸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나. 거기서 일했던 직원들, 그 비전을 믿고 들어온 투자자들. 그분들 입장에서는 4년이 짧은 시간이 아니거든요. 기업의 전략 전환은 보도자료 한 장으로 정리됩니다. 그런데 사람의 시간은 그렇게 정리되지 않죠. 하나만 기억해 주시면 좋겠어요. 기업이 어떤 사업을 팔았다는 소식을 들으면, 누가 사갔는지도 같이 보시라는 겁니다. 한쪽이 접는다고 그 산업이 끝난 게 아니에요. 주인이 바뀐 거죠. 그 차이를 구분해서 보면, 뉴스가 훨씬 입체적으로 읽힙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