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30 09:55 · 팟캐스트
8,000건이던 서울 아파트 거래가 석 달 만에 3,466건으로 내려앉았습니다 🧊 2026년 4월과 5월,
거래량·토허제 신청 급감 대출·금리·세제에 매수세 주춤 세제 개편에 강남권은 가격 조정도 “금리 상승에 추격매수 한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30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가 멈춰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어제까지 집계된 숫자를 들여다봤어요.
상상해봅시다. 노원구 어느 부동산 사무실. 유리문에 매물 종이가 빼곡히 붙어 있는데, 안에 앉아 있는 사장님이 이런 말을 합니다.
"오억 원 하던 물건이 칠억 원을 호가하니까, 중개하기도 부담스럽다."
파는 걸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파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거예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그 사장님 입장을 한번 생각해보죠. 손님이 옵니다. 상계동 아파트 보러 왔다고요. 다섯 달 전 가격을 기억하는 손님이에요. 그런데 지금 붙어 있는 숫자는 삼십 퍼센트 넘게 올라가 있습니다. 게다가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고요.
이걸 어떻게 설명하겠어요. 지금 사시라고 권하기도, 기다리시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거죠. 그래서 부담스럽다는 말이 나온 겁니다.
그런데 이게 노원구만의 일이 아니에요.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이 봄철 고점의 절반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넉 달 만에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게 있어요. 거래보다 먼저 움직이는 신호가 있거든요. 토지거래허가 신청이라는 겁니다.
허가구역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구청에 먼저 허가를 받아야 해요. 그러니까 이 신청 건수는 "사려고 마음먹은 사람 수"에 가깝습니다. 계약서 쓰기 전 단계니까요.
이 숫자가 4월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9월에도 회복 신호가 없어요. 거래가 줄어든 게 아니라, 살 마음을 먹는 단계 자체가 줄어든 거죠.
여기서 예상과 다른 지점이 하나 있어요.
보통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돈 없는 사람들이 못 사는 거겠지" 하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거래가 가장 심하게 얼어붙은 데는 강남이에요. 강남3구의 허가 신청은 4월 대비 70퍼센트 넘게 빠졌습니다.
이유가 좀 아픕니다. 개포동의 어느 집주인이 사십억 원에 내놨던 집을, 결국 오억 원 넘게 깎아서 팔았다고 해요. 중개업소 얘기로는, 현금 있는 사람은 지금 급매로 오억, 육억 원 싸게 살 수 있는 상황이라고요.
그런데도 안 팔립니다. 왜냐. 대출이 이억 원밖에 안 나와서요.
싸게 나와도, 나머지를 현금으로 채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못 사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강남에서 벌어지는 일은 "비싸서 못 산다"가 아니라 "싸도 못 산다"에 가깝습니다. 그렇죠.
그래서 남는 게 뭘까요.
정부가 다음 달부터 제도를 하나 바꿉니다. 허가구역에서 세입자가 살고 있는 집을 무주택자가 사면, 세입자 계약 기간까지는 본인이 안 들어가도 된다고요. 내년 말까지 연장했어요. 묶여 있던 매물이 나오게 하려는 거죠.
그런데 현장 반응이 좀 서늘합니다. 노원구 중개업소 얘기예요. 세입자 낀 집을 사려면 전세보증금을 나중에 돌려줄 돈이 있어야 하는데, 그 대출이 일억 원이라고요.
결국 또 현금 있는 사람 이야기가 됩니다.
저는 여기가 좀 오래 걸렸어요. 문을 열어주는 제도가 계속 만들어지는데, 그 문을 통과하는 조건은 늘 "현금"이더라고요. 그러면 문이 열린 걸까요, 아닐까요. 저도 답은 모르겠습니다.
오늘 하나만 남기고 싶어요.
거래량이 줄었다는 말은, 가격이 내렸다는 말이 아닙니다. 사고 싶은 사람과 팔고 싶은 사람이 서로를 못 찾고 있다는 말이에요. 그 사이에 가격이 떠 있는 거죠. 지금 시장을 볼 때는, 오르내림보다 "몇 건이 움직였나"를 같이 보시면 훨씬 정확하게 읽히실 거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