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30 12:18 · 팟캐스트
대통령 지지율은 0.6%p 내렸는데, 정당 격차는 9.6%p 줄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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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지난 9월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여론조사 이야기입니다. 한길리서치가 폴리뉴스와 KNA25 의뢰로 조사한 결과가 29일에 나왔거든요.
상상해봅시다 — 저녁 일곱 시쯤.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받았더니 기계 음성이 나와요. 대통령이 국정을 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잘못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여기서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1번 아니면 2번.
전국에서 천 명 남짓이 그 버튼을 눌렀습니다.
한 번 그 자리에 서서 생각해봅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그 순간에 딱 두 개 중 하나를 골라야 해요. 잘한 것도 있고 아쉬운 것도 있는데, 버튼은 둘 뿐이죠.
그래서 이 숫자는 평가서라기보다 온도계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지금 기분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 있느냐. 그 정도요.
결과는 이랬습니다. 잘하고 있다는 답이 열 명 중 서너 명. 잘못하고 있다는 답이 열 명 중 여섯 명 정도였어요.
그런데 제가 이 조사에서 눈길이 간 건 전체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세대별로 쪼개 보면요. 삼십 대에서 부정적인 답이 가장 높았어요. 열 명 중 일곱 명이었습니다. 지역으로 보면 서울이 그랬고요.
이게 왜 눈에 걸렸을까요. 흔히 여론이 갈린다고 할 때 우리는 나이 많은 쪽과 적은 쪽, 이런 구도를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이번엔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십 대보다, 사십 대보다, 오십 대보다 삼십 대가 더 냉정했어요. 가장 긍정적인 답이 많이 나온 건 육십 대였습니다.
예상했던 지도가 뒤집힌 거죠.
저는 여기서 한참 멈춰 있었어요. 삼십 대라는 자리가 뭔가 하면요. 일이 제일 바쁘고, 돈 나갈 데가 제일 많고, 앞으로 십 년을 어디서 어떻게 버틸지 계산이 가장 복잡한 시기잖아요.
정치가 잘 되고 있느냐는 질문을 그분들은 아마 다르게 들었을 것 같아요. 내 삶의 계산이 지금 맞아떨어지고 있느냐. 그렇게요.
정당 지지도에서도 두 당 사이 간격이 절반 가까이 좁혀졌습니다. 3주 만에요.
그런데 여기서 꼭 같이 봐야 할 게 있어요. 이 조사는 천 명 남짓한 분들에게 물은 겁니다. 그래서 오차라는 게 따라붙어요. 아래위로 3퍼센트포인트 정도요.
무슨 뜻일까요. 1, 2퍼센트포인트 움직인 건 진짜 움직인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겁니다. 측정의 흔들림일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조사에서 소수점 뒤를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큰 흐름 하나만 봤어요. 삼십 대와 서울에서 열 명 중 일곱 명이 고개를 저었다는 것. 이건 오차로 설명되지 않는 크기니까요.
숫자를 볼 때 제가 요즘 자주 하는 생각이 있어요. 이 숫자는 예언이 아니라는 거예요.
여론조사는 앞날을 맞히는 도구가 아닙니다. 지금 이 시점의 기분을 재는 거죠. 기분은 바뀝니다. 다음 달에 또 물으면 또 다른 답이 나올 거예요.
그러니까 이 결과를 두고 누가 이겼다 졌다 하는 건, 좀 성급한 독법 같아요.
대신 남는 질문 하나는 있습니다. 삼십 대는 왜 그랬을까요.
기사는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아요. 물어본 게 아니니까요. 버튼은 1번과 2번뿐이었고, 왜냐는 칸은 없었습니다.
저는 그게 이 조사에서 가장 아쉬운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크게 움직인 집단인데, 그 이유는 비어 있거든요.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여론조사에서 소수점 뒤 숫자는 흔들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세대에서 열 명 중 일곱 명이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면, 그건 흔들림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조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으시다면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조사 방법과 자료가 다 올라가 있습니다. 숫자만 받아들이기보다 한 번 들여다보는 게, 요즘은 더 필요한 일 같아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