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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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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30 10:39 · 팟캐스트

매출 46억 달러인데, 앞으로 갚아야 할 돈이 5,180억 달러입니다 🧾

매출 46억弗 1년 새 12배 급증 컴퓨팅·인프라 지출도 3배 늘어 향후 관련 지출 5180억弗 달해 매출 25%는 단 두 고객에 집중 11월 중간선거 이후 상장 전망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현지 시간 9월 28일, 로이터통신이 손에 넣은 어느 회사의 상장 투자설명서 이야기로 시작해보겠습니다. 한 번 상상해봅시다. 가게를 열었어요. 작년에 100만 원 벌었는데, 올해 1200만 원을 벌었습니다. 열두 배죠. 기분이 어떨까요. 그런데 그 1200만 원을 벌기 위해 쓴 돈이 3300만 원입니다. 그럼 이야기가 좀 달라지죠. 이게 앤트로픽이라는 회사의 작년 성적표예요. AI 기업입니다. 설립된 지 5년쯤 된 회사고요. 매출이 1년 만에 열두 배로 뛰었습니다. 이런 숫자는 사실 흔치 않아요. 그런데 쓴 돈이 매출의 세 배에 가깝습니다. 그중 절반 넘는 돈이 어디로 갔냐면, 컴퓨팅과 인프라예요. 쉽게 말해 AI를 돌리기 위한 컴퓨터, 그걸 넣어둘 건물, 거기 들어가는 전기. 그런 것들이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AI 회사라고 하면 뭔가 머리로 하는 일처럼 느껴지잖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굉장히 물리적인 산업입니다. 땅을 파고, 케이블을 깔고, 발전소를 붙이는 일에 훨씬 가까워요. 그래서 이 회사는 손실을 냈습니다. 규모가 꽤 큽니다. 여기서 잠깐 짚고 갈 게 있어요. 손실 숫자를 보면 눈이 커지는데, 그 안에 실제로 나간 돈이 아닌 부분이 섞여 있습니다.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투자금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장부상 비용으로 잡힌 거예요. 회사가 잘 될 거라고 평가받을수록 그 숫자가 커지는 구조죠. 이상하죠. 잘 될 것 같다는 평가가 손실로 기록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손실이 크다는 말만 듣고 끝내면 안 되고, 반대로 그중 상당액이 장부상이라는 말만 듣고 안심해도 안 됩니다. 실제로 지출한 돈도 결코 적지 않으니까요. 더 눈여겨볼 건 이미 쓴 돈이 아니라, 앞으로 쓰기로 약속한 돈입니다. 클라우드와 컴퓨팅 관련해서 앞으로 몇 년간 부담해야 할 의무가 5180억 달러예요. 작년 말에 회사가 손에 쥐고 있던 현금은 그 40분의 1도 안 됩니다. 그럼 그 돈을 어디서 가져올까요. 계속 투자를 받아야죠. 그러니까 이 회사의 미래는 실력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돈이 계속 들어와 주는지에 달려 있어요. 그게 훨씬 큰 변수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작년 매출의 약 4분의 1이 딱 두 고객에게서 나왔습니다. 두 곳이요. 회사가 직접 투자설명서에 써놨어요. 주요 고객 상당수가 장기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언제든 지출을 줄이거나 거래를 끊을 수 있다고요. 자기 위험을 자기가 적어놓은 겁니다. 솔직하다고 봐야 할까요, 아니면 그게 그만큼 신경 쓰이는 일이란 뜻일까요. 이 회사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 증시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노리는 몸값은 2조 달러가 넘어요. 불과 몇 달 전에 자기들이 매긴 가치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죠.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렇게 짚었어요. 놀라운 성장률을 근거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세우고 있지만, AI가 만드는 위험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그 낙관론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제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요. 이건 한 회사의 상장 소식이 아니에요. 이 회사가 2조 달러를 인정받으면, 그 숫자가 기준이 됩니다. 뒤따라 들어오는 다른 AI 기업들의 값을 매기는 자리에서요. 반대로 시장이 고개를 저으면, 그것도 기준이 되겠죠. 지금 AI에 얼마를 매길 수 있는지, 아직 아무도 정확히 모릅니다. 이번이 그걸 실제 돈으로 확인해보는 첫 자리에 가까워요. 하나만 기억하셔도 됩니다. 성장 속도와, 그 성장을 유지하는 비용. 이 둘을 따로 보시면 됩니다. 열두 배라는 숫자 하나만 남기면 절반만 본 거예요. 앞으로 AI 기업 소식을 들으실 때, 얼마나 빨리 크고 있나 다음에 그걸 버티는 돈은 어디서 오나를 한 번 더 물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답은 아직 안 나왔어요. 11월 이후에 시장이 뭐라고 하는지, 저도 같이 지켜보겠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