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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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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30 11:00 · 팟캐스트

유가는 한 달 만에 최저인데, 주가는 왜 안 올랐을까요 🛢️

30년물 금리 5.6%...2002년 이후 최고 8월 구인 악화에 10월 동결 확률은 급등 소비자신뢰지수는 14년 만에 가장 낮아 사우디 송유관 가동에 WTI 한 달만 최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현지 시간 9월 29일, 뉴욕 증시가 문을 닫은 그 하루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상상해봅시다. 화면 앞에 앉아 있는데, 지수는 거의 안 움직여요. 다우가 0.26% 빠졌습니다. 소수점 둘째 자리요. 아무 일도 없었던 하루처럼 보이죠. 그런데 그날 시장 안에서는 꽤 시끄러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장중 5.6%를 넘었어요. 2002년 이후 처음입니다. 24년 만이에요. 이게 무슨 말인지 감을 잡아보면요. 국채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빚문서예요. 미국 정부가 빌려가는 돈이니까요. 그 안전한 빚에 사람들이 5.6%를 달라고 한 겁니다. 24년 동안 없던 요구예요. 안전한 데서 그만큼 받을 수 있다면, 위험한 주식에 굳이 돈을 걸 이유가 줄어들죠. 그래서 지수는 조용했지만, 안에서는 돈이 자리를 옮기고 있었습니다. 애플이 빠졌고, 테슬라도 빠졌어요. 반대로 메타는 3% 넘게 올랐고, 반도체 쪽도 대체로 올랐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장인데 방향이 갈렸다는 거죠. 여기서 좀 걸리는 대목이 있었어요. 이걸 시장만의 이야기로 두고 보기가 어렵더라고요. 같은 날 발표된 지표 하나.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81.9로 떨어졌습니다. 2014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숫자예요. 이건 미국 사람들한테 물어본 거예요. 지금 살림이 어떠냐, 앞으로 좀 나아질 것 같냐. 그 대답을 모아놓은 수치입니다. 12년 만에 가장 어두운 대답이 나온 거죠. 한 달 만에 뚝 떨어졌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낮았어요. 물가가 불안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장바구니 들었다 놨다 하는 그 감각이요. 일자리 쪽도 비슷했어요. 회사들이 사람 뽑겠다고 올려놓은 자리 수가 줄었습니다. 시장이 기대한 것보다 적었어요. 그러니까 이날 한꺼번에 나온 신호들이 이렇습니다. 금리는 24년 만에 최고인데, 사람들 살림 체감은 12년 만에 최악이고, 일자리는 줄고 있다. 보통 이러면 중앙은행이 나서겠죠. 그런데 여기가 좀 뒤집히는 지점입니다.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그냥 가만히 두고 볼 거라는 쪽으로, 시장 계산이 하루 만에 넘어갔어요. 전날까지는 셋 중 하나 정도 확률로 봤는데, 이날은 절반을 넘겼습니다. 경기가 식어가는데 왜 손을 안 쓰느냐. 물가 때문이에요. 물가를 누르려면 금리를 내리기가 어렵고, 경기를 살리려면 내려야 하고. 양쪽이 서로를 붙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날 시장이 그렇게 조용했던 것 같기도 해요. 어느 쪽으로 움직여야 할지 몰라서요. 그나마 숨통을 트여준 건 기름값이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 쪽으로 원유를 다시 내보내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나왔어요. 이달 11일에 송유관이 드론 공격을 받아 멈춰 있었는데, 그게 다시 돌기 시작한 거죠. 기름이 다시 나오니까 유가가 3% 넘게 빠졌고, 한 달 만에 가장 낮아졌습니다. 기름값은 물가의 뿌리 같은 거니까, 이게 내려가면 물가 걱정도 조금 덜어지죠. 그래서 이날 증시가 더 크게 밀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저는 여기가 가장 마음에 걸렸어요. 이 하루를 버티게 해준 게 미국 경제가 좋아졌다는 소식이 아니라, 지구 반대편 송유관이 다시 돌기 시작했다는 소식이었다는 점이요. 그것도 드론 공격으로 멈췄던 관이요. 언제 또 멈출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오늘 하나만 남기면 이겁니다. 지수가 안 움직인 날이 아무 일 없던 날은 아니라는 거요. 이날 다우는 0.26% 빠졌지만, 그 안에서는 24년 만의 금리와 12년 만의 살림 체감이 부딪히고 있었습니다. 숫자가 조용할 때 오히려 안쪽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어느 쪽으로 갈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