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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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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1 08:24 · 팟캐스트

산업 | 노로바이러스 백신 개발, 아직 세상에 하나도 없다니요 🦠

美 특허청, 제조 방법 등 공개 항원 단백질 불용성 문제 개선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30일 기준으로 나온 소식 하나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한 번 상상해 보시겠어요. 주말 아침, 전날 가족끼리 굴을 먹었어요. 그런데 새벽부터 배가 뒤집어집니다. 화장실을 몇 번을 들락거렸는지 세는 것도 포기하고요. 그리고 몇 시간 뒤에는 옆방에서 아이가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같은 걸 먹었으니까요. 노로바이러스입니다. 겪어본 분들은 아실 거예요. 링거 맞고 하루 이틀 누워 있으면 지나가긴 합니다. 지나가긴 해요. 그런데 이 바이러스, 백신이 없습니다. 저는 이 대목을 처음 봤을 때 좀 의아했어요. 코로나 백신은 1년 만에 나왔잖아요. 독감 백신은 매년 새로 나오고요. 그런데 매년 겨울마다 어린이집이며 요양원이며 학교를 돌아가며 뒤집어놓는 이 바이러스는, 아직 백신이 없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추산으로 매년 전 세계에서 6억 건이 넘는 급성 위장염을 일으키는데도요. 안 만든 게 아니라, 못 만들고 있는 겁니다. 이유는 이 바이러스가 얼굴을 너무 자주 바꾼다는 데 있어요. 유전형이 워낙 다양해서, 하나를 잡아도 옆에 있던 다른 놈이 그대로 돌아다닙니다. 백신 만드는 쪽에서는 이게 제일 골치 아픈 조건이죠. 그래서 제일 앞서 있던 곳이 모더나였습니다. 코로나 때 그 방식, mRNA로 노로바이러스도 잡아보겠다고 나섰어요. 3상까지 갔습니다. 마지막 단계였죠. 그런데 올해 7월 말에, 중간 분석에서 조기 성공 기준을 넘지 못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이야기가 재밌어집니다. 가장 유력한 선수가 주춤한 사이에, 뒤에서 다른 길로 오던 팀들이 보이기 시작한 거예요. 국내 기업 인테라가 그중 하나입니다. 이쪽은 아예 접근이 달라요. 바이러스 껍데기만 따로 만들어서 몸에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속은 텅 비어 있어요. 유전 물질이 없으니까 감염은 안 되고, 겉모습은 진짜와 똑같으니까 우리 몸은 "아, 이 얼굴 기억해두자" 하고 훈련을 합니다. 이걸 브이엘피, 바이러스유사입자라고 부릅니다. 이 껍데기를 대장균에다 만들게 시키는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겼다고 해요. 단백질이 물에 안 녹고 서로 엉겨붙어 버린다는 거죠. 떡처럼 뭉치면 껍데기 모양으로 조립이 안 됩니다. 그래서 그걸 풀어주는 기술로 미국에 특허를 냈고, 지난 8월에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사람에게 처음 투여를 시작했습니다. 다만, 임상 1상입니다. 모더나가 3상에서 멈춘 그 길을, 이제 1단계에서 출발한 거예요. 갈 길이 한참 남았습니다. 제가 이 기사를 읽으면서 오래 걸린 대목은 따로 있었어요. 우리는 보통 이런 일을 경주로 봅니다. 누가 먼저 도착하나. 어느 회사 주식이 오르나. 그런데 뒤집어 생각해보면, 매년 6억 명 넘게 앓고 있는데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못한 종목이라는 뜻이기도 하잖아요. 앞서 달리던 팀이 넘어졌다는 게 뉴스가 될 만큼, 아직 초입인 분야라는 거죠. 그래서 이건 승패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갈래 길을 동시에 파보는 중이라는 이야기에 더 가깝지 않나 싶었습니다. 하나가 막히면 다른 방식으로. 그게 오래 걸리는 일의 원래 모양일 수도 있고요. 오늘 하나만 남기고 싶습니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이 바이러스를 막는 건 여전히 손 씻기와 익혀 먹기입니다. 심심한 이야기죠. 그런데 아직은 그게 유일한 방법이에요. 이번 겨울에도 마찬가지고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