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1 07:15 · 팟캐스트
정치 | 대호김종서함 진수, 19년 만에 국산 이지스함 6척이 다 찼습니다 ⚓
■ ‘대호김종서함’ 진수식 축사 기존 이지스함 없던 요격임무 가능 해상기반 3축 체계 중추 전력 완성 李 “방위산업은 국가 핵심 산업 학계·기업 연구·투자길 넓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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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30일 울산에서 있었던 일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상상해봅시다. 울산 조선소. 바닷물 냄새가 나고,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어요. 그 앞에 배 한 척이 있습니다. 길이가 170미터. 아파트 한 동을 눕혀놓은 것보다 길어요.
그 배에 이름이 붙습니다. 대호김종서함.
이 배가 물에 닿기까지 19년이 걸렸습니다. 정확히는, 이 배 자체가 아니라 이 배가 속한 계획이요. 19년 전에 첫 번째 배가 나왔고, 오늘 여섯 번째가 나왔습니다. 그게 마지막입니다.
19년. 생각해보면 긴 시간이거든요. 그때 초등학생이던 사람이 지금 서른 가까이 됐잖아요. 그 사이에 정부가 몇 번 바뀌었고, 조선소 사람들도 여러 번 바뀌었을 거예요.
그런데 계획은 안 바뀌었습니다. 그게 좀 놀라웠어요.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남의 힘에 기댄 안보는, 그 나라의 사정이나 상황이 바뀌면 함께 흔들린다고요.
저는 이 문장이 좀 걸렸어요.
왜냐하면 이건 누굴 비난하는 말이 아니거든요. 그냥 구조를 설명하는 말이에요. 내가 아무리 잘해도, 상대가 흔들리면 나도 흔들린다. 그게 기대는 관계의 성질이라는 거죠.
이게 안보 얘기로만 들리지 않았습니다.
일자리도 그렇고, 관계도 그렇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있으면 그 사람 사정이 바뀔 때 내 삶이 같이 흔들리잖아요. 그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원래 그런 구조인 거고요.
여기서 조금 뒤집어볼 대목이 있습니다.
이날 대통령이 강조한 건 무기가 아니었어요. 절차였습니다. 복잡한 절차를 줄이겠다, 학계와 기업이 같이 연구할 길을 넓히겠다고 했거든요.
배 한 척 만드는 얘기를 하러 왔는데, 정작 서류 얘기를 한 거죠.
저는 이게 오히려 솔직하게 들렸어요.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나라가 되려면, 결국 만드는 과정이 안 막혀 있어야 하잖아요. 배는 눈에 보이지만, 그걸 막는 건 대개 안 보이는 것들이니까요.
여섯 척 중 다섯 척을 한 회사가 만들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이요.
이걸 듣고 뭘 느끼실지는 모르겠어요. 한 곳이 잘한다는 뜻일 수도 있고, 한 곳에 몰려 있다는 뜻일 수도 있거든요. 저는 둘 다인 것 같더라고요.
마음에 남은 건 이런 겁니다.
스스로 한다는 건 멋있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19년을 붙잡고 있는 일이더라고요. 화려한 순간은 하루고, 나머지는 도면 그리고 절차 밟는 시간이죠.
오늘 기억하실 게 하나 있다면, 이겁니다.
기대는 건 편하지만, 흔들림까지 같이 온다는 것.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