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1 08:16 · 팟캐스트
경제 | 코스피 3분기 성적, 세계 주요 증시 중 꼴찌였다고? 🎢
올해 62.26% 올랐지만 대만 가권지수에 1위 내줘 한 달 상승률 0.26%…나스닥·닛케이에도 뒤처져 FT “최근 석 달 18.8% 하락”…금리·반도체 공급 우려 부담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10월 1일 아침에 나온 증시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숫자는 어제, 9월 30일까지 집계된 걸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상상해봅시다. 주말 아침, 커피 한 잔 들고 계좌를 엽니다. 올해 초에 넣어둔 돈이 아직 꽤 남아 있어요. 그런데 최근 석 달 치를 따로 떼어놓고 보면, 표정이 좀 달라집니다.
올해 코스피는 잘했습니다. 아주 잘했어요. 연초부터 어제까지 놓고 보면, 주요 증시 가운데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올랐습니다. 한때는 1등이었습니다.
문제는 최근 석 달입니다. 이 기간만 떼어서 보면 코스피는 세계 주요 증시 중에서 가장 많이 빠졌어요. 가장 많이 오른 시장이, 가장 많이 빠진 시장이 된 겁니다. 같은 해, 같은 지수인데요.
여기서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어요. 언제 들어왔느냐에 따라 같은 뉴스가 완전히 다르게 읽힌다는 점입니다.
연초에 들어온 사람에게 이 소식은 "그래도 많이 벌었네"입니다. 여름에 들어온 사람에게는요? 전혀 다른 이야기죠. 통계는 하나인데, 그 통계 안에 서 있는 사람들의 자리는 전부 다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 지수 숫자는, 사실 누구의 경험도 정확히 대변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왜 빠졌느냐. 이게 좀 뒤집히는 지점입니다.
기업이 망가져서가 아니에요. 반도체 실적 기대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짓는 미국 대기업들의 투자도, 그에 쓰이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계속 커질 거라는 전망이 남아 있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분석한 건 조금 다른 얘기였어요. 인공지능 투자의 혜택을 가장 집중적으로 받았던 시장이라서, 분위기가 바뀔 때도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겁니다.
혜택을 많이 받은 만큼, 흔들림도 크게 받았다. 이게 같은 원인의 양면이라는 거죠.
그래서 지금 주가가 싸진 건 사실입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선행 피이알,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보면 네 배에서 다섯 배 수준까지 내려왔어요. 숫자만 보면 상당히 낮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 반응이 조심스러워요. 비엔피파리바 자산운용의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는 "가격 매력은 높아졌지만, 이전처럼 빠르게 평가가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싸다는 것과, 곧 오른다는 것은 다른 얘기라는 거죠.
이유도 몇 가지 거론됩니다. 반도체가 너무 많이 공급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 그리고 금리요. 채권 수익률이 올라가면 주식으로 오던 돈이 줄어들잖아요. 로베코의 아시아태평양 주식 책임자는 이게 한국 증시에 역풍이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이미 주가가 낮아진 상태라 직접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거라고 덧붙였어요.
여기까지 정리하면, 이야기가 깔끔하게 끝나지 않습니다. 싸긴 한데 언제 오를지는 모른다. 기대는 남아 있는데 부담도 같이 있다. 저는 이런 결론이 답답하기도 하고, 솔직하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기억하실 것 하나만 말씀드리면요.
같은 기간을 어디서 자르느냐에 따라, 시장은 세계 1등이 되기도 하고 꼴찌가 되기도 합니다. 뉴스에서 등수를 볼 때, 그 등수가 어느 기간을 재고 있는 건지 한 번만 확인해보시면 좋겠어요. 그것만으로도 같은 소식이 훨씬 차분하게 읽힙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