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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1 09:10 · 팟캐스트

국제 | 대미 전략투자 2,000억 달러, 남은 한도가 577억 달러뿐이라고? 🧮

美 “韓 500억 달러 이상 알래스카 LNG 투자” 추후 협상키로 했지만 선거 급한 美 먼저 발표 정부 “투자 한도 넘지 않도록 축소안 요청했다” 관세 인하 및 LNG 도입 우선권 등 더 협상해야 김정관 “남는 투자액은 핵심광물 사업 등 검토” 美 관심은 조선업에…“다음 판은 이제 마스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10월 1일 아침 기준으로, 어젯밤 워싱턴에서 나온 발표 하나를 같이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상상해봅시다 — 겨울 알래스카 북쪽 끝.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땅이에요. 땅은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고요. 그 위로 천삼백 킬로미터짜리 가스관을 깔아야 합니다. 서울에서 부산을 두 번 왕복하는 거리죠. 그걸 누가 짓느냐. 지금 그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어젯밤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투자 합의 내용을 발표했어요. 텍사스에 짓는 가스 발전소, 그리고 미국 원전 사업. 이 두 개는 확정됐습니다. 여기까지는 우리 정부도 큰 이견이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문제는 세 번째예요.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 미국은 발표에서 "한국이 오백억 달러 이상 투자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공개적으로요. 그런데 우리 정부 입장은 좀 달라요. 규모와 세부 내용은 더 협상하겠다는 겁니다. 같은 날 같은 사안인데, 한쪽은 숫자를 말했고 한쪽은 아직이라고 했어요. 저는 이 간극이 좀 걸렸습니다. 왜 숫자가 미묘한지 짚어볼게요. 전체 투자 한도가 정해져 있거든요. 그런데 텍사스와 원전에 들어갈 돈을 먼저 빼고 나면, 남는 한도가 알래스카에 요구된 금액과 거의 겹칩니다. 남은 걸 거의 다 쓰라는 얘기에 가깝죠. 그리고 전문가들이 추산한 알래스카 사업비는 그보다 더 큽니다. 요구된 금액보다 많아요. 그러니까 우리 정부가 머뭇거리는 게 돈이 아까워서만은 아닌 거예요. 한도를 넘기면 구조 자체가 흔들리니까요. 여기서 좀 의외인 지점이 있습니다.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이 기자들에게 한 말인데요. 알래스카 사업을 줄여서 다시 제시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고 해요. 그러면서 덧붙입니다. "상업적으로 받을 만하고, 전략적으로도 우리 이익에 도움 될 수 있도록 치열하게 논쟁해보겠다"고. 반대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조건이 맞으면 할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실제로 장관은 알래스카의 다른 면도 언급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들여오는 액화천연가스, 수송로가 다 좁은 길에 몰려 있다고요. 카타르산은 호르무즈 해협, 호주산은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미국산은 파나마 운하. 하나만 막혀도 흔들립니다. 그런데 알래스카에서 오는 배는 서태평양을 그냥 건너요. 막힐 데가 없습니다. 그렇죠. 비싸지만 안전한 길. 그런 선택지가 하나 생기는 셈이에요. 저는 이 대목에서 생각이 좀 복잡해졌어요. 이건 경제성만 따지는 계산이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순수하게 전략만 보는 것도 아니고요. 돈과 안보가 한 테이블에 올라와 있는 거예요. 둘의 단위가 다른데요. 안전장치는 마련했다고 합니다. 개별 사업비가 늘어도 전체 송금 부담은 늘지 않게 하는 조항. 그리고 투자 원리금을 다 회수할 때까지 모든 사업 수익을 반반씩 나누는 구조. 한쪽 사업에서 손해가 나도 다른 쪽에서 메우는 방식이죠. 그래도 남는 질문이 있어요. 조건을 붙였다고 해서 압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아직 안 꺼낸 카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조선 협력, 마스가라고 부르는 사업이요. 이번 협상 테이블에는 올라오지도 않았어요. 장관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한 판 끝났고, 다음 판은 마스가." 판이 또 있다는 뜻이죠.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어제 발표로 끝난 게 아니라는 거예요.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으니 확정처럼 들리지만, 알래스카는 여전히 협상 중입니다. 조선은 아예 시작도 안 했고요. 앞으로 몇 달 동안 숫자가 바뀔 겁니다. 그러니까 오백억 달러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게 결정된 금액인지 요구된 금액인지는 구분해서 들으시면 좋겠어요. 둘은 다른 얘기니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