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1 09:40 · 팟캐스트
부동산 | 서울 인허가 604% 급증, 입주는 2028년부터라고? 🏗️
8월 인허가 1만1306가구…전년比 600%↑ 국토부 “금융 지원 등으로 선행지표 개선세”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월 주택통계 이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한 번 상상해봅시다. 서울 어딘가, 오래된 다세대 주택 몇 채가 붙어 있는 골목. 땅을 가진 사람이 몇 년째 그 자리를 그냥 두고 있어요. 짓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셈을 해보면 안 맞는 거죠.
왜 안 맞을까요. 건축 규제가 걸리고, 대출은 안 나오고, 다 지어도 팔릴지 모르겠고. 세 가지가 동시에 막혀 있으면 사람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당연하죠.
그런데 그 셋이 조금씩 풀렸어요. 규제가 느슨해지고, 금융과 세제 쪽에서 지원이 붙고, 공공이 "다 지으면 우리가 사겠다"는 약정까지 내놓고. 그러니까 멈춰 있던 손이 움직인 겁니다.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지난 8월 서울에서 건축 허가가 난 주택이 전년 같은 달의 일곱 배가 됐습니다. 일곱 배요. 아파트만 떼어놓고 보면 거의 열 배에 가깝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잠깐 멈췄어요. 이게 한 사람이 마음을 바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죠. 수백 명, 수천 명이 거의 동시에 "지어도 되겠다"고 판단을 돌린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야 할 게 있어요. 인허가라는 건 아직 땅을 파기 전 단계입니다. 허가증을 받았을 뿐이죠.
그래서 더 중요한 건 그다음입니다. 실제로 공사를 시작한 물량. 올해 들어 여덟 달 동안 서울의 착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할 정도 늘었습니다. 허가만 쌓인 게 아니라, 실제로 삽을 떴다는 뜻이죠.
그런데 뒤집어봐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지금 입주하는 집, 즉 준공 물량은 줄고 있어요. 늘고 있는 건 전부 앞단이고, 뒷단은 비어 있다는 겁니다.
이게 왜 그럴까요. 몇 년 전에 허가가 안 났기 때문이에요. 집은 허가에서 입주까지 길면 오륙 년이 걸립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입주난은 몇 년 전의 결과고, 지금의 허가 폭증은 몇 년 뒤의 결과인 거죠.
국토부는 2028년쯤부터 입주 물량도 평균을 넘어설 거라고 봅니다. 올해 숫자가 좋다는 뜻이 올해 집 구하기가 쉬워진다는 뜻은 아니라는 겁니다.
저는 이 시차가 좀 걸렸어요. 정책을 내는 쪽은 숫자가 돌아선 걸 보고 안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 전세를 구하러 다니는 사람에게는 체감이 없거든요. 그 사이의 간격을 누가 견디느냐, 그 질문이 남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허가와 착공 사이에서 사업이 엎어지는 경우가 늘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거나, 공사비가 뛰거나, 분양이 안 될 것 같으면 그냥 멈추죠. 지금 숫자가 좋은 건 조건이 좋아서인데, 조건은 또 바뀔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 하나만 가져가신다면 이겁니다. 집 공급 뉴스를 볼 때는 그 숫자가 어느 단계의 숫자인지를 먼저 보셔야 한다는 거예요.
허가인지, 착공인지, 입주인지. 같은 "늘었다"는 말이지만 내 삶에 닿는 시점이 몇 년씩 다릅니다. 그걸 구분하면 뉴스가 훨씬 덜 어지러워지거든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