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디오 목록으로

2026.10.01 10:27 · 팟캐스트

산업 | 대한항공 영종 MRO 클러스터, 엔진 정비가 88대에서 502대로 늘어난다 🔧

6개 기관 9월 30일 투자·입주 협약 2031년 엔진 정비 502대로 5배↑ 2000명 이상 고용…고부가가치 전환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30일, 인천 송도에서 체결된 협약 하나를 가지고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상상해봅시다. 비행기 엔진 하나가 고장이 났어요. 그런데 그걸 고칠 수 있는 공장이 국내에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죠. 엔진을 떼어내서, 배에 싣거나 큰 화물기에 태워서 바다 건너로 보냅니다. 거기서 몇 달 뜯어보고 고쳐서, 다시 돌아옵니다. 그 몇 달 동안 비행기는 그냥 세워져 있는 거예요. 지금까지 우리나라 항공 정비가 돌아가던 방식이 대체로 그랬습니다. 엔진은 우리가 쓰는데, 뜯어보는 건 남이 하는 거죠. 그러면 돈만 나가는 게 아니라, 시간도 나가고, 기술도 안 쌓입니다. 뜯어본 사람만 아는 게 있잖아요. 저는 이 지점이 좀 걸렸어요. 비행기 만드는 나라, 반도체 만드는 나라인데, 엔진 뜯는 공장은 없었다는 게요. 이번에 대한항공이 영종에 1500억 원을 넣기로 했습니다. 엔진하고 부품을 정비하는 시설을 짓는다는 거고요. 착공이 2029년, 완공이 2031년 말입니다. 여기서 하나 짚어볼 숫자가 있어요. 지금 대한항공이 1년에 뜯어보는 엔진이 여든여덟 대입니다. 이게 2031년 이후에는 오백 대 수준으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여섯 배 가까이 되는 거죠. 숫자만 보면 그냥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조금 다르게 읽어볼 수도 있습니다. 여든여덟 대라는 건, 사실 내보내고 남은 몫이었을 수 있다는 거예요. 원래 뜯어봐야 할 엔진은 훨씬 많았는데, 그중 일부만 여기서 하고 나머지는 보냈던 거죠. 그러니까 오백 대라는 숫자는 새로 생긴 일이 아니라, 원래 우리 일이었는데 나가 있던 걸 데려오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좀 예상과 다른 대목이 있어요. 이 협약, 기업 하나랑 지방정부 하나가 맺은 게 아닙니다. 인천시, 경제자유구역청, 영종구청, 토지주택공사, 도시공사, 그리고 대한항공. 여섯 곳이 들어갔습니다. 왜 이렇게 많을까요. 들여다보면 할 일이 다 다릅니다. 땅 모양을 정리하는 쪽이 있고, 도로를 없애고 묻힌 시설물을 옮기는 쪽이 있고, 인허가 행정을 맡는 쪽이 있고요. 영종구청이 맡은 건 좀 다릅니다. 지역에서 사람을 키워서 채용으로 연결하는 일이에요. 이게 왜 눈에 들어왔냐면요. 공장 하나 들어오는 일을, 땅과 건물 문제로만 보지 않았다는 뜻이거든요. 여기 들어올 전문 인력이 이천 명이 넘습니다. 그 이천 명이 어디 사람인지가, 이 공장이 지역에 뭘 남길지를 가릅니다. 밖에서 다 데려오면, 공장만 들어온 겁니다. 여기 사람이 들어가면, 산업이 들어온 거죠. 다만요. 저는 조금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습니다. 2029년에 삽을 뜨고, 2031년 말에 문을 엽니다. 지금으로부터 꽤 먼 이야기예요. 그 사이에 항공 시장이 어떻게 될지, 엔진 기술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전기 추진이니 수소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잖아요. 그렇다고 짓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2031년에 문을 열었을 때 그게 '늦지 않은 결정'이 되려면, 지금부터 사람과 기술이 같이 쌓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건물은 3년이면 올라가지만, 엔진 뜯는 손은 3년으로 안 되거든요. 오늘 기억하실 거 하나만 남기자면, 이겁니다. 이건 공장이 생기는 뉴스가 아니라, 그동안 남에게 맡겨뒀던 일을 다시 가져오는 뉴스라는 거요. 그 일이 제대로 돌아올지는,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결정하겠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