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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1 10:04 · 팟캐스트

산업 | 마이크론 사상 최대 실적, 매출이 1년 만에 5배로 뛰었다고? 🧱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30일 현지시간에 나온 발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죠. 한 번 상상해봅시다. 책상 위에 컴퓨터가 한 대 있어요. 그런데 그 컴퓨터가 생각을 하려면, 생각할 거리를 어디서 꺼내 와야 하잖아요. 그 꺼내 오는 속도가 느리면,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답답하죠. 그 꺼내 오는 통로를 만드는 회사가 마이크론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좀 이상한 숫자를 들고 나왔어요.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 동안 번 돈이, 작년 같은 기간의 다섯 배입니다. 다섯 배요. 한 해에 두 배도 쉽지 않은데요. 저는 이 대목에서 잠깐 멈췄어요. 보통 이렇게 되면 "대박 났네" 하고 끝나는데, 저는 좀 다른 게 걸렸거든요. 마이크론은 이 시장의 1등이 아닙니다. 삼성전자, 에스케이하이닉스 다음, 3위예요. 에이치비엠이라고 부르는 그 핵심 제품에서 말이죠. 그러니까 3위가 다섯 배를 벌었다는 겁니다. 3위가 이 정도면, 위에 있는 두 회사는 어떤 상황일까요. 그렇죠. 이게 한 회사의 운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여기서 이 회사의 자리를 한번 생각해봅시다. 메모리 반도체는 오랫동안 '그냥 부품'이었어요.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심하고, 남들이 다 만들 수 있고. 그래서 돈 많이 벌 때도 있지만, 다음 해엔 적자를 보기도 했죠.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고객사가 먼저 와서 "내년에 쓸 거, 지금 예약하겠습니다" 하고 물량을 확정해 놓는다는 거예요. 회사 쪽에서 이걸 전략적 고객 협약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줄 서는 쪽이 바뀐 겁니다. 그런데 제가 뒤집어 보고 싶은 지점이 있어요. 보통 이런 발표가 나오면 주가가 뛰잖아요. 그날 정규장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거의 안 움직였습니다. 보합이었어요. 장이 끝나고 나서야 조금 올랐죠. 왜 그랬을까요. 저는 이렇게 읽혔어요. 시장이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거예요. 좋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고, 좋은 게 확인됐을 뿐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이 소식의 진짜 내용은 '놀랍다'가 아니에요. '예상대로다'입니다. 저는 그게 더 무서웠어요. 왜냐하면, 예상대로가 멈추는 순간이 언젠가는 오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제 마음에 남은 걸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사 대표가 이런 말을 했어요. 인공지능이 슈퍼지능이 되고 있다고. 그러면서 메모리가 그걸 뒷받침한다고요. 저는 이 말이 좀 걸렸습니다.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좋아지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 숫자들이 말해주는 건 조금 다른 거예요. 세상의 돈이 지금 '생각하는 기계'를 만드는 쪽으로, 한꺼번에 쏠려 있다는 사실이죠. 쏠림은 좋을 때 아주 좋고, 돌아설 때 아주 빠릅니다. 이게 어느 쪽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아는 척하고 싶지 않아요. 하나만 남겨 두겠습니다. 이 회사 실적이 다섯 배 늘었다는 사실보다, 3위 회사가 그랬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어요.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어디서 나온 숫자인지를 보는 거죠. 그게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려주는 단서니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