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1 10:19 · 팟캐스트
산업 | 테슬라 서비스센터 1곳당 1,619대, 고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해요? 🔧
정일영 민주당 의원실 분석, 상반기 신규등록 192% 급증 서비스 거점 현대차 3.0% 수준…센터당 인력 14.8% 그쳐 BYD는 직영센터 ‘0곳’…“전기차 보급 맞춘 사후체계 필요”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30일, 국회에서 공개된 자료 하나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자동차 정비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상상해봅시다. 주말 아침, 아이 데리고 나가려고 차에 탔는데 계기판에 경고등이 하나 떠 있어요. 처음 보는 표시예요. 설명서를 뒤적여 봐도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세요"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걸죠. 가장 가까운 센터를 찾아보니 차로 한 시간 반 거리예요. 전화가 연결됩니다. 예약은 3주 뒤에나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 3주 동안 차는 집 앞에 서 있습니다. 경고등을 켜둔 채로요.
이게 실제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인지, 자료를 보면 짐작이 됩니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에서 5만 6천 대 넘게 팔렸어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공식 서비스망은 전국에 서른일곱 곳입니다.
같은 기준으로 현대차를 보면 천이백 곳이 넘습니다. 서른세 배 차이예요. 다르게 말하면 테슬라 쪽은 현대차의 3%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이 숫자를 보면서 좀 멈췄어요. 차를 만들어 파는 속도랑, 그 차를 고쳐주는 속도가 완전히 다른 리듬으로 가고 있다는 거잖아요.
여기서 한 가지는 짚어야 할 것 같습니다. 차를 산 사람 잘못은 아니라는 거예요.
매장에 가서 차를 계약할 때, 보통 "이 브랜드 서비스센터가 전국에 몇 곳이죠?"라고 묻지 않습니다. 차가 좋으면 사는 거죠. 시승해 보고 마음에 들면요. 정비망 숫자는 계약서에 적혀 있지도 않거든요.
그리고 이건 테슬라만의 얘기도 아닙니다. 볼보도, 토요타도, 아우디도, 캐딜락도, 센터 한 곳당 상근 인력이 열 명 안팎이에요. 중국 BYD는 일곱 명이고, 직영 센터는 아예 없습니다. 전부 외부 업체에 맡긴 협력 거점이에요.
업체 이름만 다르고 구조는 비슷합니다.
그런데 뒤집어서 생각해 볼 지점이 하나 있어요. 전기차는 원래 고장이 적다고들 하잖아요. 엔진이 없으니 오일 갈 일도 없고, 부품 수도 훨씬 적죠. 그래서 정비소가 덜 필요하다는 논리가 성립할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로 "정기 점검"은 줄어들 거예요.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전기차는 고장 빈도는 낮은데, 한 번 고장 나면 일반 정비소에서 손을 못 댑니다. 배터리나 전자 제어 쪽은 전용 장비와 교육받은 인력이 있어야 하거든요.
동네 카센터로 갈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그 서른일곱 곳으로만 몰리는 거죠.
고장이 적어진 대신, 고장 났을 때 갈 곳이 좁아진 셈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우리가 보통 자동차를 살 때 따지는 건 가격, 성능, 디자인, 그리고 연비나 전비 정도잖아요. 그런데 "고장 났을 때 얼마나 빨리 고칠 수 있나"는 거의 안 봅니다.
그걸 확인할 방법이 사실 마땅치 않아요. 지금은 국회의원이 자료를 받아서 분석해야 알 수 있는 숫자인 거죠. 소비자가 매장에서 물어볼 수 있는 정보가 아니었던 겁니다.
차는 10년 가까이 타는 물건이잖아요. 그 10년 동안의 관계를, 우리는 계약하는 30분 동안 거의 모르는 상태로 결정하고 있었던 거예요.
오늘 하나만 남기고 싶습니다. 다음에 차를 고민하실 일이 생기면, 사는 순간이 아니라 고장 나는 순간을 한 번 떠올려 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집에서 가장 가까운 그 브랜드 공식 서비스센터가 어디인지, 지도 앱에 검색 한 번 해보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게 보일 겁니다.
이번 자료를 공개한 정일영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업체별 정비 인력과 수리 대기 기간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점검 결과가 공개된다면, 그때는 우리도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에 확인할 수 있게 되겠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