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두 건 중 한 건은 "그냥 여기 살겠습니다" 🧳 전세 계약서에 사인하는 방법이 두 가지 있습니다. 새 집을 찾아 이사하거나, 지금 사는 집에서 보증금만 올려주고 계약을 연장하는 것이죠.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7만 7,264건 중 3만 9,224건이 후자였습니다. 절반을 넘겼습니다. 3년 전만 해도 넷 중 하나였던 선택입니다.
◾ 절반을 넘긴 건 올해가 처음이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1~8월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7만 7,264건 가운데 갱신계약은 3만 9,224건으로 50.8%를 차지했습니다. 갱신계약은 기존 세입자가 같은 집에서 계약을 연장하거나 다시 맺는 거래입니다. 새 전셋집을 구해 옮기는 신규 계약과는 다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1.1%였습니다. 1년 만에 9.7%포인트가 올라갔습니다.
◾ 3년 전엔 넷 중 하나였습니다
갱신계약 비중은 2023년 27.15%, 2024년 31.26%였습니다. 2023년만 놓고 보면 서울에서 전세계약을 맺은 세입자 넷 중 세 명은 새 집으로 옮겼다는 뜻입니다. 그 비중이 2024년에 4%포인트 남짓 오르고, 2025년 41.1%, 올해 50.8%로 뛰었습니다. 3년 사이 23.65%포인트 상승입니다. 최근 2년의 상승폭이 유독 큽니다.
◾ 이사 가는 거래만 유독 많이 줄었다
전체 숫자보다 눈에 띄는 건 신규 이동 거래입니다. 갱신계약을 제외한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지난해 1~8월 6만 1,321건에서 올해 3만 8,040건으로 38.0%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체 전세 거래 감소율은 25.7%였습니다. 전체보다 신규 이동 거래가 12.3%포인트 더 크게 빠진 것입니다. 전세 거래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이사를 동반한 거래가 먼저 사라졌다는 이야기입니다.
◾ 웃돈을 주고도 눌러앉는 이유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택하는 배경에는 한번 집을 나오면 비슷한 조건의 전셋집을 다시 구하기 어렵다는 불안이 있습니다. 보증금을 올려주더라도 지금 집에 머무르는 편이 낫다는 판단입니다. 전셋값이 오르는데 임대 매물까지 줄어드는 상황이 겹치면, 이동 자체가 손해가 됩니다. 갱신계약 비중이 올라간 것은 세입자가 안정을 얻었다는 신호가 아니라, 선택지가 좁아졌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 정책이 지목되는 지점
전세난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지목됩니다. 토지거래허가제에 따른 실거주 의무와 다주택자 규제로 민간 전세 공급이 위축됐다는 것입니다. 실거주 의무가 붙으면 집주인이 세를 놓기 어려워지고, 그만큼 시장에 나오는 전세 매물이 줄어듭니다. 여기에 대출 규제 강화와 신규 주택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세입자의 선택권이 줄고 주거 사다리 기능도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갱신계약 비중 50.8%는 서울 전세 시장에서 이동이 절반으로 막혔다는 뜻입니다. 지금 사는 집에서 계약 만료가 다가온다면, 주변 시세와 매물 수를 미리 확인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사를 전제로 계획을 세웠다가 매물이 없어 급하게 재계약 조건을 받아들이는 상황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임대차 계약 관련 상담은 국토교통부 전월세지원센터(1670-8004)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3년 전 넷 중 하나였던 선택이 지금은 둘 중 하나가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