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이용자 2억 3437만 명, 대출 신청은 왜 줄었을까요 🚪 하루 평균 6000억 원. 올 상반기 인터넷뱅킹으로 신청된 대출 금액입니다. 1년 전보다 26.0%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인터넷뱅킹을 쓰는 사람은 역대 최대로 늘었는데, 그 창구에서 대출을 신청한 금액만 4분의 1이 사라졌습니다. 이용자가 줄어서가 아닙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 규제가 강해질 때마다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대출 창구부터 막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 앱은 매일 켜는데, 대출 버튼만 안 눌린다
3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국내 19개 은행과 우체국의 인터넷뱅킹 개인 이용자는 2억 3437만 명(중복 합산)입니다. 지난해 6월 말 2억 2341만 명보다 4.9% 늘어 역대 최대입니다. 기업 이용자도 1567만 5900곳으로 5.5% 증가했습니다. 두 수치 모두 최고치입니다. 대출만 반대로 갔습니다. 올 상반기 인터넷뱅킹 대출 신청은 541만 6400건으로 전년 동기 605만 3700건보다 10.5% 줄었습니다. 금액은 26.0% 빠졌습니다. 같은 날 발표된 국내 지급결제동향에서도 하루 평균 신청 건수는 3만 건으로 10.5%, 금액은 6000억 원으로 26.0% 감소했습니다. 반면 자금 이체 금액은 24.4% 늘었습니다. 앱은 더 많이 쓰이는데, 그 안에서 대출만 막혀 있다는 뜻입니다.
◾ 감소가 시작된 시점을 찍어보면
숫자가 꺾인 자리는 규제 시점과 겹칩니다. 지난해 6·27 대책과 7월 1일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직후인 지난해 3분기, 신청 금액은 석 달 만에 34.9% 급감했습니다. 스트레스 DSR은 앞으로 금리가 오를 위험을 미리 가산금리로 얹어 대출 한도를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같은 소득으로 빌릴 수 있는 돈이 줄어듭니다. 이어 9·7, 10·15 대책이 나오며 한도가 더 좁아졌습니다. 건당 신청 금액은 지난해 2분기 2536만 원에서 올해 2분기 2303만 원으로 9.2% 줄었습니다. 신청하는 사람 수도 줄고, 한 사람이 신청하는 금액도 줄었습니다.
◾ 규제가 오면 비대면부터 닫힌다
은행 입장에서 보면 이유가 있습니다. 금융 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묶었습니다. 정해진 총량 안에서만 빌려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부분 은행이 7월 전후로 이 한도를 넘겼고, 가장 먼저 조인 곳이 비대면 창구였습니다. 비대면은 창구 상담 없이 앱에서 신청이 즉시 접수되는 구조여서, 총량 관리가 급할 때 가장 빠르게 잠글 수 있는 문입니다. 하나은행은 8월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했습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의 일별 접수량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앱을 켜도 신청이 안 되는 시간대가 생긴 겁니다.
◾ 한도가 늘었는데도 앱은 안 열렸다
당국은 8월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3.0%로 올렸습니다. 숫자만 보면 여력이 두 배가 된 셈입니다. 그런데 늘어난 여력 상당분은 중도금·잔금 같은 집단대출로 흘러갔습니다. 집단대출은 아파트 입주 예정자 등이 단체로 받는 대출입니다. 모집인을 거치는 사례가 많아, 늘어난 한도가 개인의 비대면 신청 증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총량이 풀려도 앱 앞에 선 개인에게는 돌아오지 않는 구조입니다.
◾ 문턱 자체도 높아졌다
심사 태도도 같은 방향입니다. 한은 대출행태서베이의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올해 2분기 –19, 3분기 전망은 –11이었습니다. 이 지수는 은행들에게 대출 심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어 만든 수치로, 낮을수록 심사가 엄격하다는 뜻입니다. 가격도 올랐습니다. 예금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9월 3.96%에서 올해 7월 4.48%로 올랐습니다.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빌릴 수 있는 금액은 줄고, 심사는 까다로워지고, 이자는 올라간 상태가 함께 왔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앱에서 대출 신청이 안 되는 것이 내 신용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은행별 총량 관리 때문에 비대면 접수 자체가 중단되거나 일별 물량이 제한된 상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나은행 비대면 주담대는 8월부터 신규 취급이 중단됐고, 신한·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접수량을 하루 단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대출 계획이 있다면 해당 은행의 비대면 취급 여부와 접수 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하루 평균 6000억 원이 사라진 자리는 수요가 없어진 자리가 아니라, 문이 닫힌 자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