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만에 63조가 더 걷힌다고? 🔬 정부가 지난 3월 추경을 짤 때 올해 국세수입을 415조4000억원으로 봤습니다. 9월 30일, 그 숫자가 478조6000억원으로 바뀌었습니다. 반년 사이 63조2000억원이 늘어난 겁니다. 재정경제부 김병철 조세총괄정책관은 "세수 추계는 경제 전망과 따로 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세금을 더 걷는 규칙이 바뀐 게 아니라, 기업 이익 전망이 바뀐 결과라는 뜻입니다.
◾ 8월까지 이미 69조가 더 들어왔다
재경부가 9월 30일 발표한 '2026년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국세수입은 329조9000억원입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69조1000억원 많습니다. 재추계치 478조6000억원은 지난해 실제 세수(373조9000억원)보다 104조7000억원, 본예산 편성 당시 전망치(390조2000억원)보다 88조4000억원 많은 규모입니다.
◾ 2023년에는 반대 방향으로 틀렸다
추경을 반영한 최종예산 대비 오차율은 15.2%입니다. 역대 다섯 번째로 큰 수치입니다. 이보다 컸던 해는 1950년(21.5%), 1988년(17.6%), 2000년(16.6%), 1989년(15.3%) 네 번뿐입니다. 3년 전인 2023년에는 대규모 세수 결손이 났고, 그때 오차율은 -14.1%였습니다. 방향은 반대였지만, 틀린 폭은 올해가 더 큽니다.
◾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법인세 한 곳에서 나왔다
추경 당시 정부는 법인세를 101조3000억원으로 봤습니다. 재추계치는 136조4000억원, 35조원이 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가 추경 편성 때 339조원에서 지금 638조원으로 거의 두 배 뛴 영향입니다. 법인세 중간예납은 법인이 한 해 세금의 일부를 8월에 미리 내는 제도로, 상반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세액을 정합니다. 두 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같은 기간 146조6000억원에서 244조8000억원으로 67% 늘었습니다. 8월 법인세만 전년보다 23조8000억원 증가했고, 신고된 세액 중 상당 부분이 9~10월 분납으로 들어올 예정입니다.
◾ 성과급과 배당, 주택 거래로도 번졌다
소득세 재추계치는 152조4000억원으로 추경보다 15조6000억원 많습니다. 반도체·금융업 성과급이 늘어 근로소득세가 4조4000억원, 삼성전자 특별배당 등으로 배당소득세가 3조9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봤습니다. 주택 거래 확대에 따른 양도소득세 증가분은 6조2000억원입니다. 증시 쪽에서는 증권거래세가 추경보다 1조9000억원 많은 12조4000억원, 증권거래세에 붙는 목적세인 농어촌특별세가 6조7000억원 늘어난 20조3000억원으로 전망됐습니다.
◾ 거래대금은 이미 내려오는 중이다
세수를 밀어올린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하반기 30조8000억원에서 올 5월 106조2000억원까지 올랐습니다. 그런데 7월 66조3000억원, 8월 49조6000억원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거래대금이 평상시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로 재추계했습니다. 증시 흐름이 달라지면 이 부분 세수는 다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법인세에 대해 김 정책관은 "8월에 신고한 금액 중 분납할 부분과 원천세만 남아 있어 재추계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63조2000억원을 어디에 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미래대응기금으로 얼마를 전입할지 관계 부처가 협의 중이라는 것이 정부 설명입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와 증시처럼 변동성이 큰 세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세수 오차가 구조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매년 9월 국세수입을 재추계해 국회에 보고하고 있지만, 재추계 주기를 더 촘촘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반년 전 415조라고 했던 숫자가 지금 478조입니다. 그 사이 바뀐 것은 세법이 아니라 두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