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당일, 주가는 오히려 8.7% 떨어졌다 국내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이 나왔습니다. 삼성전자가 90조~11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 방안을 의결한 것입니다. 그런데 발표 직후 첫 거래일, 주가는 8.7% 급락했습니다. 다음 날에도 반등하지 못했습니다. 좋은 소식이 나쁜 반응을 낳은 이유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90조~11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습니다. 기존 연간 최대 주주환원 규모의 5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발표 직후 거래일인 24일 주가는 25만 7000원까지 내려앉았습니다. 25일에도 반등에 실패했습니다.
증권업계는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선반영을 꼽습니다. 100조 원 안팎의 대규모 주주환원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기대가 실제보다 앞서 있을 때, 발표 자체는 새로운 상승 동력이 되지 못합니다. 미래에셋증권은 26일 보고서에서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주주환원 규모가 커진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구조가 있습니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가 늘었고,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급자가 가격 결정력을 갖는 시장 구조, 즉 공급자 우위 시장이 유지되면서 실적이 쌓였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120조 원, 126조 원으로 전망했습니다. 내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559조 원입니다.
메모리 시장의 변수 중 하나는 중국의 자체 생산 확대입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은 이 우려가 당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합니다. 중국 현지 가속기 업체들이 예상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3급 자급 시점은 약 2년 뒤입니다. HBM은 AI 칩과 메모리를 고속으로 연결하는 적층형 메모리로, AI 서버에 핵심적으로 쓰입니다. 중국 내에서도 급증하는 수요를 자급 물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7배, 주가수익비율(PER)이 4.3배라고 밝혔습니다. PBR은 주가를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PER은 주가를 예상 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수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냅니다. 김 연구원은 이 수치가 "AI 사이클 이전 수준까지 낮아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 37만 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습니다. 현 주가 대비 약 44%의 상승 여력을 본 것입니다. 다만 이는 미래에셋증권의 자체 추정이며, 증권사마다 전망은 다를 수 있습니다.
주주환원 규모가 크더라도, 기대가 미리 주가에 반영돼 있으면 발표 자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 흐름을 확인하려면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data.krx.co.kr)에서 일별 시세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25일, 삼성전자는 다시 25만 7000원 언저리에 머물렀습니다. 역대 최대 주주환원 발표 이후의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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