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GE버노바, 전력 합작사 세운다 — 서해안 재생에너지가 수도권까지 가려면 호남과 서해안에서 만들어진 재생에너지가 수도권 가정과 공장에 닿으려면 수백 킬로미터를 안정적으로 이어주는 송전망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가 그 역할을 맡은 국책 사업입니다. 이 사업의 핵심 기술인 전압형 HVDC를 공급하기 위해, LS일렉트릭이 GE버노바와 합작법인을 설립했습니다.
LS일렉트릭과 미국 전력 인프라 기업 GE버노바는 2025년 7월 2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력망 기술 전시회 'CIGRE 2026'에서 전압형 HVDC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합작법인의 이름은 'Grid X Technology'입니다. 전력망의 신뢰성(Reliability)·통합(Integration)·교환(eXchange)의 첫 글자를 조합해 만든 이름입니다. 계약식에는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채대석 대표이사, 필립 피론 GE버노바 전기화 부문 CEO, 요한 빈델 그리드시스템통합 사업부 CEO가 직접 참석했습니다.
HVDC(초고압직류송전)는 교류 대신 직류로 전기를 보내는 방식입니다. 장거리 송전 시 전력 손실이 적고, 서로 다른 전력망을 연결하는 데 유리합니다. 이 중 전압형(VSC) HVDC는 외부 계통의 지원 없이도 전압과 전류를 스스로 제어할 수 있어, 발전이 불규칙한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전력망에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LS일렉트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업용 HVDC 프로젝트에 핵심 기자재를 공급한 제조사입니다. 이미 완료된 북당진-고덕 프로젝트에 이어, 현재 동해안-수도권 HVDC 프로젝트에도 기자재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프로젝트가 배경에 있습니다. 이 사업은 호남과 서해안 일대에서 생산된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한 국책 사업입니다. 전압형 HVDC는 이 사업의 핵심 기술입니다. LS일렉트릭은 국내 프로젝트 납품 경험을 갖고 있지만, 전압형 HVDC 설계·운영 기술은 GE버노바가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합작법인을 통해 핵심 기자재 공급과 프로젝트 공동 수행을 맡고, 이후 글로벌 HVDC 시장으로도 함께 진출하는 구조입니다. LS일렉트릭은 부산 사업장에 국내 최대 규모의 HVDC 생산 기지를 운영 중이며, 변환용 변압기(전압을 바꾸어 직류 송전에 적합하게 만드는 핵심 장치)의 설계·제조·성능 시험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통합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LS일렉트릭이 기존에도 HVDC 기자재를 공급해왔다면, 왜 합작법인이 필요할까요. 전류형(LCC) HVDC와 달리, 전압형(VSC) HVDC는 더 복잡한 전력 변환 제어 기술을 요구합니다. GE버노바는 이 전압형 기술에서 글로벌 검증 실적을 가진 기업입니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같은 대형 국책 사업은 '입증된 기술'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동시에 요구합니다. LS일렉트릭이 단독으로는 채우기 어려운 전압형 기술 검증 이력을 GE버노바와의 결합으로 보완하는 것이 이번 합작의 실질적 의미입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세계적 수준의 전압형 HVDC 기술과 LS일렉트릭의 국내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결합해 대한민국 에너지 고속도로를 더욱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GE버노바 필립 피론 전기화 부문 CEO는 "한국은 발전과 송배전 전력망이 함께 발전해야 하는 새로운 전력 인프라 개발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며 "HVDC는 생산된 전기를 필요한 곳으로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사 모두 국내 시장을 출발점으로 삼되, 글로벌 HVDC 시장 진출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는 생산지와 소비지가 다릅니다. 전남·전북 해안에서 만든 전기가 서울에서 쓰이려면, 수백 킬로미터를 잇는 초고압 송전망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합작법인 Grid X Technology는 바로 그 연결 고리를 만드는 기술과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입니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프로젝트의 입찰과 기자재 공급이 어느 기업 연합에 돌아가는지를 지켜보면, 이번 계약의 실질적 무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