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장관이 창원 공장에서 직접 생산라인을 봤다 폴란드 국유자산부 장관이 한국에 왔습니다. 회의실이 아니라 공장 현장으로 직접 들어갔습니다.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에서 K9 자주포 생산라인을 눈으로 확인하고, 충남 대산 정유 공장까지 이동했습니다. 방산과 에너지, 석유화학을 묶은 이번 방문은 단순한 외교 일정이 아닙니다. 폴란드가 한국 산업 인프라를 자국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논의를 본격화하는 자리였습니다.
보이치에흐 발춘 폴란드 국유자산부 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은 지난 25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경영진과 회동한 후 K9 자주포 생산라인을 직접 점검했습니다. 논의 주제는 폴란드 현지 사업 진척 현황, 3차 실행 계약 등 후속 사업 이행 방안이었습니다. 현장을 직접 확인한 것은 계약 이행 상황을 장관급에서 관리하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의 계약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K9 자주포 672문, 다연장로켓 천무 288대를 공급하는 기본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2차 실행 계약을 이행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이번 방문에서는 3차 실행 계약과 함께 차세대 모델 K9A2의 폴란드 현지 생산 방안까지 의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약 범위가 단계적으로 넓어지는 흐름입니다.
K9A2는 K9의 차세대 모델입니다. 포탄 자동 장전 장치를 탑재해 발사 속도를 높이고, 운용 인력은 줄인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무와 K9의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지화란 부품 조달과 조립 일부를 폴란드 내에서 하는 방식입니다. K9A2까지 현지화 대상에 포함되면 폴란드 방위산업 생태계에 한국 기술이 뿌리내리는 구조가 됩니다. 차세대 모델의 현지 생산 논의가 기본 계약 체결 3년 만에 시작됐다는 점이 이례적입니다.
발춘 장관은 같은 날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도 방문했습니다. 정유 및 석유화학 설비와 에너지 솔루션을 살피고, 경영진과 한국·폴란드 간 에너지 및 인프라 부문의 전략적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습니다. 폴란드 국영 에너지 기업 PKN올렌은 현재 기존 정유 설비를 고도화하기 위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추진 중입니다. 발춘 장관이 이 사업을 담당하는 국유자산부 수장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실질적인 발주 검토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발춘 장관은 현대엔지니어링과도 만났습니다. 폴란드 폴리체 지역에서 진행 중인 프로필렌·폴리프로필렌 생산 플랜트 가동과 석유화학 사업 협력을 논의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폴란드에서 연간 40만 톤 규모 생산 시설을 갖춘 석화 플랜트 사업을 수주해 현재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폴란드 국유자산부는 국영기업과 국가 인프라 자산을 관리하는 부처입니다. 방산, 정유, 석유화학은 모두 이 부처가 관할하는 영역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HD현대오일뱅크·현대엔지니어링 세 곳을 하루이틀 안에 압축적으로 방문한 것은 분야를 묶어 협력 구조를 짜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각 기업의 협력 내용은 개별적이지만, 장관 한 명이 직접 현장을 확인하고 논의를 주도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번 방문의 핵심은 '현지화'입니다. 무기와 설비를 수출하는 것에서 한 단계 나아가, 폴란드 땅에서 한국 기술로 직접 생산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K9A2 현지 생산, PKN올렌 설비 고도화, 석화 플랜트 가동이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발춘 장관이 회의실이 아닌 창원 공장 생산라인 앞에 선 것은 그 논의가 이미 실무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