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갚고 있는 사람들이 묻습니다, 우리는요? 코로나 시기 빌린 돈을 3년 넘게 갚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있습니다. 정부가 그 빚을 최대 5조~6조 원 규모로 탕감해주기로 했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반복되는 채무 조정이 쌓이면서, 묵묵히 빚을 갚아온 사람들 사이에서 "성실하게 상환한 쪽이 손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28일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금리 상승기 대비 취약차주 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지원 대상은 코로나19 기간 중 신용대출을 받았고, 2023년 6월 이전부터 지금까지 연체가 계속되고 있는 채권입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2020~2023년 총 358조 7000억 원이 실행됐습니다. 이 가운데 아직 갚지 않은 잔액은 154조 7000억 원, 3개월 이상 연체 상태인 금액만 6조 3000억 원에 달합니다. 정부는 이 중 최대 5조~6조 원을 탕감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조정 조건은 4분기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 조치에는 장기 연체 채권 일괄 소각도 포함됩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중소기업에 빌려준 뒤 20년 이상 회수하지 못한 채권 162억 원을 없애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연대보증인의 채무도 함께 소각합니다. 연대보증인이란 대출자가 못 갚을 경우 대신 갚을 의무를 진 사람을 말합니다. 20년 이상 묶여 있던 빚이 이번에 일괄 정리되는 셈입니다.
정부가 밝힌 배경은 금리 상승입니다. 코로나 시기 저금리로 빌린 돈이, 이후 금리가 오르면서 취약 차주의 상환 부담을 더 크게 키웠다는 판단입니다. 연체가 2023년 6월 이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경우로 지원 대상을 좁힌 건, 단기 연체자와 구분해 실질적 상환 불능 상태를 걸러내려는 의도입니다. 지원 조건이 4분기에야 공개되는 만큼, 누가 어느 수준까지 혜택을 받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기간 정부는 자영업자 대출 만기를 여러 차례 연장하고, 상환을 유예하는 조치를 반복했습니다. 연장과 유예가 거듭되는 동안 연체 채권도 함께 누적됐습니다. 상환 능력이 실질적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예가 끝나자 연체로 전환된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이번 탕감은 그 누적의 결과를 한꺼번에 정리하는 성격입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잦은 빚 탕감은 신용 사회의 원칙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빚을 졌어도 갚은 사람과 못 갚은 사람이 다른 결과를 맞이하는 구조가 반복되면, 상환 의지 자체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정부는 이에 대한 균형 조치로, 성실 상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업은행의 '소상공인 희망드림 대출' 공급을 올해 1조 5000억 원에서 3조 원으로 두 배 늘리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이번 지원 대상은 코로나19 신용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 중, 2023년 6월 이전에 연체가 시작돼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경우입니다. 본인이 해당하는지 여부와 구체적인 조정 조건은 4분기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관련 문의는 금융위원회(국번 없이 1332) 또는 신용회복위원회(1600-5500)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년 넘게 빚을 갚아온 자영업자들의 질문은 아직 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