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버티는데, 내 계좌는 왜 가벼워졌을까 8월 24일, 코스피 하루 거래량이 2억 6773만 주였습니다. 올해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3월(11억 766만 주)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지수는 올랐는데 시장의 에너지는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단순한 여름 비수기가 아니라는 신호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7월 22.19% 급락했던 코스피는 8월 한 달간 3.41%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6250~6970선 사이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한 달을 보낸 셈입니다. 8월 3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46% 오른 6820.02로 마감했지만, 같은 날 코스닥은 0.49% 내린 834.29에 장을 마쳤습니다. 금리에 민감한 바이오·성장주가 몰린 코스닥이 더 가파르게 내렸습니다. 알테오젠(-3.91%), 리가켐바이오(-4.46%), 에이비엘바이오(-5.46%) 등이 같은 날 줄줄이 하락했고, 미래에셋증권도 4.01% 떨어졌습니다.
지수보다 더 뚜렷한 신호는 자금 흐름입니다. 투자자들이 증시에 맡겨둔 예탁금은 8월 28일 기준 99조 8138억 원으로, 사흘 연속 100조 원 아래에 머물렀습니다. 6월 말 132조 4696억 원이었던 예탁금이 두 달 만에 30조 원 이상 빠져나간 것입니다. 8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 대금은 25조 7531억 원으로, 올 6월 최고치(50조 3471억 원)의 절반 수준까지 줄었습니다.
외국인은 7월에 9조 8618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데 이어 8월에도 10조 1719억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5월 이후 4개월 연속 순매도입니다. 기관 역시 8월에 5조 702억 원어치를 팔아치웠습니다. 올 3월 이후 5개월 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지수 하방을 일부 받치고 있지만, 두 주체가 동시에 파는 구도는 수급 측면에서 부담입니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이 발언 이후 9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기존 35% 안팎에서 59.7%까지 뛰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빚을 내 성장을 이어가는 기업들의 비용이 늘어납니다.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불거진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9월 15~16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분수령입니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동결된다 해도 상황이 곧바로 나아지기 어렵다고 봅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된다 해도 시중금리의 빠른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글로벌 경기 선행 지수들이 정점에서 내려오며 경기 둔화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안정을 위해서는 이란전의 빠른 종전이 필요하고 국내 증시의 외국인 복귀와 분위기 반전도 이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전문가 모두 중앙은행이 아닌 외부 변수가 관건이라는 점에서는 같은 진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FOMC 이전에 나오는 두 지표를 주시하면 됩니다. 8월 비농업 고용 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입니다. 이 두 수치가 연준의 9월 금리 결정 방향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결정이 나는 날짜는 9월 15~16일(현지 시간)입니다. 8월 24일 거래량이 올해 최저를 찍었을 때, 많은 투자자들은 시장을 떠나 기다리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 기다림의 끝에 무엇이 오는지는 그 전에 발표되는 숫자들이 먼저 알려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