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번엔 조사에 응했다 — 두 건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조사관 30여 명이 서울 자양동 쿠팡 본사에 들어갔습니다. 지난달에는 쿠팡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번에는 열었습니다. 공정위와 쿠팡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은 단순한 행정 조사가 아닙니다. 두 건의 별개 혐의, 고발 방침, 입법 움직임이 한꺼번에 맞물려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쿠팡 본사에 조사관 30여 명을 보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조사했습니다. 쿠팡은 이번 조사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 대상은 쿠팡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는지,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했는지 여부입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란, 독과점 사업자가 경쟁을 막거나 거래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강요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지난달 공정위는 쿠팡을 상대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 조사를 시도했습니다. 쿠팡이 납품업체에 할인쿠폰 비용 등을 부당하게 전가했다는 의혹이었습니다. 쿠팡은 "조사 개시 7일 전 서면통지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현장조사 결정·처분의 집행을 막아달라는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이 소송의 심문기일은 2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두 건은 별개 혐의로 진행되고 있으며, 각각 다른 법률이 적용됩니다.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조사가 막힌 이유는 절차 문제였습니다. 현행 행정조사기본법은 조사 7일 전 사전통지를 원칙으로 합니다. 쿠팡은 이 규정을 근거로 삼아 조사를 거부했습니다. 공정위는 사전통지가 조사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법 조문은 쿠팡 편이었습니다. 이 구조적 공백이 이번 갈등을 키운 배경입니다.
공정위는 고발 방침을 밝혔고, 입법 움직임도 나왔습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전례 없는 일인 만큼 철저히 대처하겠다"며 "과태료 부과 등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조사에 한해 사전통지 없이도 현장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조사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쿠팡이 절차 규정을 방어막으로 쓴 것이 입법 수정의 계기가 된 셈입니다.
업계는 이번 조사가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와 쿠팡이 기싸움을 벌이는 것 같다"며 "쿠팡을 둘러싼 규제가 한미 통상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쿠팡의 최대 주주는 미국계 투자사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 규제 강화가 외국인 투자 환경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공정위는 "구체적인 사건의 조사 여부와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두 건의 조사가 별개로 진행 중입니다. 하나는 납품업체 비용 전가 의혹(대규모유통업법), 또 하나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의혹(공정거래법)입니다. 쿠팡이 이번 공정거래법 조사에 응한 것은 지난달과 달리 절차상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규모유통업법 조사를 둘러싼 소송 심문기일이 2일 열리며, 그 결과에 따라 이 갈등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조사관 30명이 들어간 본사, 그 문이 이번에는 열렸다는 사실이 이 싸움의 현재 위치를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