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이 말랐다, 안진 매출도 2년째 빠졌다 M&A 거래가 줄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있습니다. 거래를 중개하고 자문하는 회계·컨설팅 법인입니다. 안진회계법인의 2025회계연도 매출은 4845억 원. 2년 연속 줄며 5000억 원 선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이 숫자는 M&A 시장 침체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안진의 2025회계연도(2025년 6월~2026년 5월) 매출은 4845억 원입니다. 전기 5074억 원 대비 4.5%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더 크게 줄었습니다. 30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1년 만에 절반이 됐습니다. 매출 감소폭(4.5%)보다 이익 감소폭(50%)이 훨씬 크다는 점은, 비용 구조가 매출 하락을 충분히 따라잡지 못했음을 보여줍니다.
안진의 매출 감소는 올해만의 일이 아닙니다. 전기(2024회계연도)에도 매출이 줄었고, 이번에 2년 연속 감소가 확인됐습니다. 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A 시장은 거래 건수와 금액이 모두 두 자릿수 안팎으로 줄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조 단위 빅딜이 실종됐고, 자문사들이 가져갈 수수료 풀 자체가 위축됐습니다. 안진의 2년 연속 매출 감소는 법인 단독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체가 함께 수축하는 흐름 위에 있습니다.
회계·자문 법인의 수익 구조를 이해하려면 M&A 거래가 어떻게 수수료로 연결되는지를 봐야 합니다. 거래가 성사돼야 실사(Due Diligence), 가치평가, 계약 자문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거래 자체가 줄면 수수료 풀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안진의 경영 자문 부문 매출은 2249억 원으로 전체의 46%를 차지합니다. 이 부문이 전기 대비 9.7% 줄었다는 것은, M&A 관련 수수료 감소가 그만큼 직접적으로 반영됐음을 뜻합니다. 총인원도 2565명으로 전기 대비 128명 줄었고, 보수 총액은 2952억 원으로 6.4% 감소했습니다.
경영 자문은 매출이 9.7%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의 46%를 차지합니다. 회계감사 매출(1474억 원)의 1.5배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침체기임에도 이 부문이 버틸 수 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구조조정·회생 자문, 부실채권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매각, 인수 후 통합(PMI) 등 M&A가 줄어든 자리에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는 영역이 있었습니다. 경기가 나쁠수록 일이 생기는 분야로 서비스를 이동한 것입니다. 한편, 세무 자문은 1123억 원으로 7.8% 증가했습니다. 전체 매출 비중도 20.5%에서 23.2%로 커졌고, 인원도 491명에서 506명으로 늘어난 유일한 부문입니다.
매출과 이익이 모두 줄었는데도 현금 흐름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전기 108억 원 순유출에서 74억 원 순유입으로 전환됐습니다. 매출채권 회수가 개선된 결과입니다. 이는 겉으로 드러난 이익 감소보다 실제 자금 상태는 나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점입니다. 다만 이 개선이 일시적인 회수 효과인지, 구조적인 변화인지는 이번 자료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추후 M&A 투자심리가 개선되면 회계·자문 업계의 실적 회복 역시 가파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영 자문 부문의 인당 매출은 약 3억 3000만 원으로 전 부문 중 가장 높습니다. 세무는 2억 2200만 원, 감사는 1억 3100만 원 수준입니다. 거래량이 회복될 경우, 인당 생산성이 높은 경영 자문 부문에서 수익이 집중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M&A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 한 이 구조는 그대로 압박 요인으로 남습니다.
안진의 2년 연속 매출 감소는 법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M&A 거래 감소라는 시장 구조의 반영입니다. 세무 자문이 유일하게 성장하고, 경영 자문이 침체기 수요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충격을 일부 완충했습니다. 회계·자문 법인의 실적을 볼 때, M&A 시장 흐름을 함께 확인하면 실적 변화의 맥락을 더 정확히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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