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받는 동안 일할 때보다 돈이 더 많았다 지난해 실업급여를 받은 172만 명 중 63.4%인 109만 명이 최저 수준 금액을 지급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금액이 일할 때 손에 쥐는 돈보다 많았습니다. 이 역전 현상이 22년 만의 제도 개편을 불러왔고, 그 뒤에는 6조 원짜리 구멍이 있습니다.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 계정은 지난해 수입 15조7000억 원, 지출 17조4000억 원으로 1조8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장부상 적립금은 1조8000억 원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빌린 공공자금관리기금 7조7000억 원을 빼면 실질 적립금은 마이너스 6조 원입니다. 이 빌린 돈은 2030년부터 원금을 순차 상환해야 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적자를 키운 또 다른 축은 모성보호급여입니다. 육아휴직급여 등 관련 지출은 2022년 2조1000억 원에서 지난해 4조30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지난해 전체 지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수급자도 늘었습니다. 지난해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는 18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39.1% 증가했고, 남성 수급자는 6만7000명으로 60.7% 급증했습니다. 저출생 대응 정책이 확대될수록 이 계정의 부담은 더 커지는 구조입니다.
최저임금 수준으로 일하는 근로자는 세후 월 193만 원을 받습니다. 그런데 같은 사람이 실직하면 실업급여로 월 198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실업급여는 비과세이고, 무급휴일을 포함해 주 7일분을 기준으로 지급합니다. 구직급여 수급자 172만 명 중 109만 명이 하한액을 적용받고 있어 이 역전 현상은 소수의 예외가 아닙니다.
고용노동부는 2027년부터 지급 산정 기준을 주 6일로 바꾸고 고용보험료율을 1.8%에서 2.0%로 인상하면 연간 약 1조4000억 원의 재정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최저임금 적용 시 월 수급액은 하한액 기준 176만 원, 상한액 기준 181만 원으로 각각 22만 원, 23만 원 줄어듭니다. 대신 지급기간은 늘리고, 조기 취업 시 남은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현행 구조를 활용해 빠른 재취업을 유도하겠다는 방향입니다. 노동계는 월 수령액이 줄면 저임금 실직자의 생계 부담이 커지고, 총액을 다 받으려면 오히려 더 오래 실업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우려합니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월 수급액이 일부 줄어든다고 해서 곧바로 구직 의욕이 높아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강력한 취업 지원책이 결합되지 않으면 희망고문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영계는 반복 수급 방지를 위한 기여기간 확대와 모성보호급여 전액 국고 지원을 요구해왔지만, 이번 개편에서 반복수급 대책은 빠졌습니다. 권 교수는 "저출생 등 사회안전망 비용을 노사 부담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국가의 재정 책임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028년부터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 지출은 실업급여 계정에서 분리돼 별도 '일·가정 양립 계정'으로 옮겨집니다. 육아휴직을 쓰는 직장인이라면 이 계정 분리가 자신의 급여 지급 기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입니다. 지급 구조 개편은 2027년 시행 예정이며, 세부 내용은 입법 과정에서 바뀔 수 있습니다. 고용보험 관련 문의는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9만 명이 하한액을 받던 그 구조, 2027년부터는 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