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굿즈를 사려면 255분을 기다려야 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롯데월드몰 1층 팝업스토어 앞에서 대기 등록 키오스크가 숫자를 보여줬습니다. 대기 1,172팀, 예상 대기시간 255분. 포켓몬 인형과 카드를 보기 위해 4시간 넘게 기다리는 일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됐습니다. 이 장면은 하나의 가게 앞 풍경이 아닙니다. 오프라인 유통이 살아남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롯데타운 잠실점·신세계백화점 강남점·더현대 서울 세 곳에서 열린 팝업스토어는 2,160건이었습니다. 2023년 1,580건보다 약 36% 늘었고, 2022년 960건과 비교하면 2.2배입니다. 2025년에도 연간 운영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유통업계는 내다봅니다. 세 점포만 합산한 수치인데도 하루 평균 6건 꼴로 팝업이 열린 셈입니다.
팝업스토어가 급증한 배경에는 온라인 쇼핑의 가파른 성장이 있습니다. 산업통상부 집계에 따르면 2025년 7월 기준 전체 유통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가격과 편의성만 놓고 보면 오프라인이 온라인을 이기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굳이 매장에 와야 할 이유'를 만들지 못하면 고객이 오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월계점을 '스타필드 마켓 월계점'으로 재단장하면서 기존 매출 1위 핵심 공간에 매대 대신 고객 휴게공간을 조성했습니다. 판매 면적을 줄인 것입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장의 판매 면적을 줄이더라도 고객의 체류시간과 재방문을 늘려 점포 전체의 집객력과 연계 매출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롯데홈쇼핑과 CJ온스타일 같은 홈쇼핑·라이브커머스 업체들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TV와 모바일 화면 중심이었던 이들이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전략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묻는다면, 업계가 내놓은 숫자가 있습니다. 롯데홈쇼핑이 2025년 4월 서울 북촌에서 운영한 체험형 팝업스토어에 참여한 약 20개 브랜드의 주문 건수는 팝업 운영 전보다 약 40% 증가했습니다. CJ온스타일이 같은 해 7월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의 콘서트와 라이브커머스를 결합한 행사 '컴온블프'를 진행했을 때는 일간활성이용자수(DAU, 하루 동안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한 순 이용자 수)가 평소보다 46% 늘었고 모바일 신규 고객은 약 30% 증가했습니다. 다만 이 수치들은 각 기업이 직접 발표한 것으로, 독립적인 검증이 이뤄지지는 않았습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보고서 '새로운 시대에 맞춰 매장을 재정의하다'에서 이 흐름이 더 빨라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AI가 일상적인 구매와 상품 탐색을 대신하면서 매장 방문 횟수는 줄어들 수 있지만, 한 번의 방문이 갖는 가치는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얻을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을 하기 위해 매장을 찾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고객 수요와 운영상의 이점이 맞물리면서 팝업스토어와 체험형 콘텐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팝업스토어는 대부분 기간이 짧고 재고도 제한적입니다. 방문 전 공식 앱이나 브랜드 SNS 채널에서 운영 일정과 사전 대기 등록 여부를 확인하면 현장에서의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롯데월드몰 포켓몬 팝업처럼 키오스크 현장 등록만 받는 경우와 앱 사전 예약이 가능한 경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4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은, 단지 굿즈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 기다림 자체가 소비의 일부가 되고 있습니다.
![“고객을 매장에서 놀게 하라”…백화점 팝업 2160건 ‘역대 최다’ [호모 엑스페리엔스가 온다]](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902.0953879f15324123aff5ab7a59e04e89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