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땅에 23.2GW — 삼성물산이 바꾼 것은 규모가 아니라 방식이었습니다 삼성물산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태양광 개발사업에 쓸 자금으로 약 2억 4000만 달러(약 3300억 원)를 외부에서 끌어옵니다. 서울 여의도 IB(투자은행) 업계에서 2026년 9월 2일 전해진 소식입니다. 우선협상 대상자로 낙점된 곳은 IMM인베스트먼트입니다. 이 투자 유치는 단순한 자금 확보가 아닙니다. 사업을 만들어 파는 방식에서, 직접 들고 가는 방식으로 전략 자체를 바꾸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삼성물산은 미국 현지에 ESS·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운영 법인과 개발 법인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이번 투자 유치는 두 법인 중 개발 법인에 외부 자금을 넣는 구조입니다. 조달 규모는 약 2억 4000만 달러로, 투자 유치 주관은 BNP파리바가 맡았습니다. 자금의 용도는 현지 개발 사업에 필요한 운영비와 사업 확장 비용입니다. 삼성물산이 개발 법인에만 외부 투자를 받는 구조를 택한 것은, 운영 단계의 자산과 개발 단계의 리스크를 분리하기 위한 설계로 풀이됩니다.
삼성물산은 2018년 미국 태양광 개발 사업에 처음 발을 디뎠습니다. 현재 텍사스주 등지에서 확보한 태양광·ESS 개발 사업권은 총 23.2GW(기가와트) 규모입니다. 23.2GW는 한국 전체 태양광 설비 용량(2024년 기준 약 26GW)에 맞먹는 수준입니다. 2023년에는 재생에너지 자회사 삼성씨앤티리뉴어블스가 텍사스 내 3GW 규모 프로젝트 15건을 현지 개발사인 선레이서리뉴어블스에 매각했습니다. 지난해에는 LS일렉트릭과 함께 텍사스 500MW(메가와트) 규모 프로젝트를 공동 개발했습니다.
삼성물산의 기존 방식은 명확했습니다. 부지 확보, 인허가 취득, 전력망 연결 등 초기 개발을 주도한 뒤 공사 착수 전 단계에서 프로젝트를 매각해 수익을 얻는 구조였습니다. 이른바 '개발 후 매각(디벨로퍼 모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업성이 뛰어난 프로젝트를 직접 운영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IB 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개발 법인과 운영 법인을 분리한 것도, 이번 재무적투자자(FI) 유치도 이 전략 전환의 흐름 위에 있습니다. FI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재무적 수익만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를 뜻합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IMM인베스트먼트 쪽에도 있습니다. IMM은 전통적으로 국내 중견·성장 기업에 투자해 온 사모펀드 운용사입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국내 사모펀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SK그룹의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이번 삼성물산 미국 에너지 개발 법인 투자도 그 흐름의 연장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AI 인프라에 이어 재생에너지 개발 자산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는 행보입니다.
삼성물산 입장에서 이번 FI 유치는 개발 초기 비용을 외부에서 조달하면서도 운영 단계의 수익은 직접 챙기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IMM 입장에서는 변동성이 높은 주식 시장 대신 실물 인프라 자산에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입니다. 두 주체의 목적이 다르지만 23.2GW라는 개발 포트폴리오에서 교차점을 찾은 셈입니다. 업계에서는 미국 에너지 전환 수요가 커질수록 이런 방식의 자금 조달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미국 에너지 사업에서 '만들어 파는 방식'과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병행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중입니다. 이번 3300억 원 규모의 FI 유치는 그 전환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단계입니다. 개발 법인에만 외부 자금을 넣고 운영 법인은 분리한다는 것은, 수익이 날 만한 자산은 직접 쥐고 가겠다는 뜻입니다. 2018년 첫 진출 이후 8년간 쌓은 23.2GW 사업권이 이제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다음 질문입니다.
![[단독] 삼성물산 美 ESS·태양광 투자자로 IMM인베 낙점 [시그널]](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901.5fb8f8305b2b4fd798bd3a8c6616f4e7_P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