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이번 전문·경력직 공개 채용에서 60명 선발을 목표로 했습니다. 최종 합격자는 56명이었습니다. 4명이 미달됐습니다. 주목할 지점은 그 4명이 이미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입니다. 합격을 확인하고도 등록을 거부했습니다. 차순위자를 추가 합격시키지 않았다면, 채용 목표 인원의 13%가 공백으로 남을 뻔했습니다. 채용 과정에서 상당수 지원자가 과락 — 특정 평가 항목에서 최저 기준 점수에 미달해 전체 점수와 무관하게 불합격 처리되는 것 — 을 면하지 못한 것으로도 파악됐습니다. ---
금감원의 채용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닙니다. 민간 금융권과 비교해 낮은 급여 수준, 금융 산업이 복잡해지면서 함께 커진 업무 부담, 퇴직 후 민간 재취업이 점점 어려워지는 구조 — 이 세 가지는 수년 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입니다. 회계사 자격 조건도 이미 문턱이 낮아졌습니다. 현재 한국 공인회계사 자격증만 있으면 무경력이라도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일을 맡길 만한 인력이 충분히 모이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변호사·회계사 등 금감원이 채용하려는 전문가 대부분은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대학, 결혼, 주택 — 삶의 중요한 선택들이 수도권에서 이뤄졌습니다. 민간보다 적은 급여를 감수하더라도 사명감으로 일해온 이들에게, 지방 이전은 직업의 문제를 넘어 생활 터전 전체를 옮기는 문제입니다. 이직을 택할 경우 민간에서 더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선택지도 이미 열려 있습니다. 지금도 현직 국장이 민간으로 이직하는 등 전문가 이탈은 진행 중입니다. ---
금감원 노조는 직원 1,5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지방 이전 시 이직을 고려하겠다는 응답이 85.6%였습니다. 내부에서 이미 명확한 경고 신호가 나온 셈입니다. 그러나 이 결과가 채용 정책이나 지방 이전 논의에 반영됐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번 채용 미달은 그 설문이 단순한 불만 표출이 아니었음을 실제 지원자 행동으로 다시 보여준 결과입니다. ---
이런 논의에는 흔히 "가기 싫으면 나가라, 지방에 일할 사람 넘친다"는 반응이 따라옵니다. 금융 감독의 문제는 숫자보다 전문성에 있습니다. 금감원이 하는 일은 복잡한 금융 상품 구조를 분석하고, 시장의 이상 신호를 잡아내고, 대형 금융사의 위법 행위를 추적하는 일입니다. 관련 경험과 지식을 쌓는 데 수년이 걸립니다. 자격증만 있으면 채용 문이 열려 있는 지금도 과락자가 다수 나오는 상황에서, 전문가 이탈이 가속화하면 그 공백을 채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
이번 채용 미달은 지방 이전이 현실화됐을 때 나타날 결과를 미리 보여준 사례입니다. 금감원의 인력 공백은 금감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금융사 검사, 소비자 피해 구제, 시장 감시 — 이 업무들이 약해지면 그 영향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반 시민에게 돌아옵니다. 금감원 관련 민원이나 금융 피해 상담은 금융감독원 소비자 보호처 (국번 없이 1332)로 문의할 수 있습니다. 최종 합격 통보를 받고 등록을 포기한 4명은 설명 없이 자리를 거부했습니다. 그 선택이 가리키는 방향은 지금 논의 중인 지방 이전이 완료됐을 때 더 많은 사람이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쪽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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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감원에 전문가가 사라진다면](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902.1f48ae0fe08e4db7bc2d934c49a9e739_P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