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입찰, 상반기를 넘겼습니다 A사는 지난해 40억 원을 썼습니다. 고객사 전력 계량기 교체, IT 개발, 서버 운영에 쓴 돈입니다. 지금 이 돈이 그대로 손실이 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 전국 시행이 기약 없이 밀려서입니다. 이 회사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는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발전 하루 전에 입찰해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태양광·풍력처럼 기상 조건에 따라 출력이 오르내리는 발전원을 전력망에 안정적으로 통합하기 위해 설계됐습니다. 이 제도는 2024년 6월 제주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국 확대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전력거래소는 제도 설계 단계에서 이르면 2025년 안에, 늦어도 올해 상반기 안에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상반기는 지났습니다.
정부는 전국 확대 시행을 최종 목표로 밝힌 상태입니다. 그러나 기후에너지 환경부와 전력거래소는 지난달 말까지 업계에 향후 정책 시행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업들은 당초 정부 일정을 기준 삼아 투자와 사업계획을 짰습니다. A사처럼 수억~수십억 원을 선행 투자한 곳이 여럿입니다. 재생에너지 거래 플랫폼은 발전소 사업자를 대신해 발전량 예측, 전력 입찰, 정산금 수령 등을 처리하고 용역비로 매출을 올리는 구조입니다. 시장이 열려야 수익이 납니다.
이 업종의 구조상 플랫폼 기업은 정책 시행 전에 먼저 인프라를 갖춰야 합니다. 계량기 교체, IT 시스템 구축, 서버 운영 등은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완료해야 고객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도가 공회전하면서 선행 투자한 비용이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줌·인코어드·에이치에너지·브이피피랩 등 4개 스타트업이 공동 서한 발송에 참여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입니다. 대기업들도 안정적인 기존 사업 위주로 운영 전략을 조정하는 분위기라고 업계는 전합니다.
스타트업에게 정책 일정은 투자 유치 근거이기도 합니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라고 못 박은 일정은 투자자에게 시장 개화 시점을 가늠하게 해주는 기준이었습니다. 한 재생에너지 거래 플랫폼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정책 추진 계획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 신규 투자를 꺼리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말했습니다. 정책 공백이 민간 자금을 막고, 그것이 다시 기업의 체력을 갉아먹는 흐름입니다.
기업들은 2일 시민단체 기후솔루션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 김성환 기후부 장관 앞으로 공동 서한을 전달합니다. 서한에는 조속한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 전국 시행을 요청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A사 관계자는 "제도 일정이 계속 불확실한 상태라 고객 계약 체결 등 중장기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전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까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의 전국 확대 시행 여부와 일정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인 기업이라면 전력거래소 전력시장처(02-6000-3000)에 문의해 현행 시범 사업 참여 조건과 전국 확대 일정 논의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A사의 40억 원은 아직 손실로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제도 시행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