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이번 실적 사이클의 지속 기간을 과소평가하고 있습니다." 팀 모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주식전략가가 지난 4일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그는 코스피 12개월 목표치 1만 2000포인트를 그대로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6월 초 올린 숫자를, 한 차례 조정 국면을 지나고도 다시 지킨 것입니다.
7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팀 모 전략가는 4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코스피 목표치 1만 2000포인트를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근거는 한국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입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내년에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게 골드만삭스의 판단입니다. 지수를 밀어 올리는 힘을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실적에서 찾은 구도입니다.
이 숫자가 처음 나온 것은 아닙니다. 모 전략가는 6월 초 코스피 목표치를 9000에서 1만 2000포인트로 올렸습니다. 지난달 초에도 6월 증시 하락을 "큰 강세장 안에서 나타난 가파른 조정"으로 평가하며 같은 목표치를 유지했습니다. 이번 인터뷰가 세 번째 확인입니다. 하락 국면을 전망 수정의 이유로 삼지 않았다는 점이 이 흐름의 특징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내년 자본지출 규모를 종전 전망치 8000억 달러에서 1조 2000억 달러, 약 1614조 원으로 높여 추정했습니다. 절반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직접 짓고 운영하는 이들을 업계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라고 부릅니다. 모 전략가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설사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계속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메모리에 좋은 일이다. 메모리를 매우 많이 필요로 하는 컴퓨팅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이 값을 계산했습니다. 1만 2000포인트라는 목표치는 여기에 7.5배를 적용한 수준입니다. 현재 코스피는 약 5.3배에서 거래되고 있고, 이는 최근 7년 평균의 대략 절반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적이 늘어나는 동시에 이 배수도 올라간다는 두 가지 가정이 함께 들어간 계산입니다.
강세 전망 안에도 둔화는 이미 들어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상장사들의 올해 실적 성장률을 약 360%로 추정했습니다. 반면 내년 성장률은 3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성장이 멈춘다는 뜻은 아니지만, 올해 같은 폭은 반복되지 않는다는 전망입니다. 목표치를 뒷받침하는 것은 성장률의 크기가 아니라 사이클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라는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모 전략가의 표현은 단정형이 아니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골드만삭스의 실적 전망치를 달성한다면 1만 2000포인트 목표치가 "터무니없어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건이 앞에 붙어 있습니다. 그는 변수도 함께 꼽았습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경쟁사의 성장, 그리고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대한 정치적 반발 가능성입니다.
이 1만 2000포인트는 확정된 수치가 아니라 특정 증권사가 특정 가정 위에서 내놓은 전망치입니다. 가정은 세 개로 정리됩니다. 빅테크 자본지출이 1조 2000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나는지, 한국 메모리 기업 실적이 전망치를 채우는지, 경쟁사와 정치적 반발이라는 변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입니다. 앞으로 나오는 빅테크 분기 자본지출 발표와 메모리 기업 실적 공시를 보면, 이 전망이 아직 유효한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드의 문장으로 돌아가면,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말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판단입니다. 판단의 근거가 되는 숫자는 앞으로 하나씩 공개됩니다.
![골드만삭스, 코스피 1만 2000 전망 유지…“메모리 실적 사이클 과소평가”[마켓시그널]](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907.223fa37810d641df983f41c8651ae7a3_P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