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가 모자랐던 그날, 다시 수사한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나 정치적 논란에 흔들리지 않고 객관적 증거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겠습니다." 7일 서울 서초구 더베이스서초빌딩에 특별검사팀 현판이 걸렸습니다. 이태한 특별검사가 현판식에서 밝힌 수사 방침입니다. 지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다루는 특검팀이 이날 공식 출범했습니다. 이미 검찰과 경찰이 합동으로 들여다봤던 사건입니다.
이태한 특별검사팀은 7일 현판식을 열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특검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 헌법상 권리인 참정권을 보호하고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수사"라며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사 대상은 하나가 아닙니다.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투표 통계 조작 의혹, 외유성 출장, 부정 채용·승진 특혜, 수의계약 특혜 및 업체 유착 등 모두 12개 항목입니다. 선거 당일의 혼선만이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 조직 운영 전반이 대상에 올라와 있습니다.
현판식 이전에 이미 시간이 흘렀습니다. 특검팀은 20일의 준비 기간 동안 검경 합동수사본부로부터 수사기록 일체를 넘겨받아 분석했습니다. 합동수사본부는 특검 출범 전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경찰 공동 기구입니다. 원본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를 실제로 넘겨받은 날은 이달 3일입니다. 같은 기간 특검팀은 개표소 현장 보존도 요청했습니다. 자료를 받은 지 나흘 만에 현판식, 그 다음 날 첫 소환으로 이어지는 일정입니다.
특검팀은 기존 조사 결과를 그대로 이어받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특검은 "넘겨받은 자료는 기초자료일 뿐"이라며 "합수본의 사실조사 결과를 전제로 하지 않고 특검 내부 판단에 따라 새롭게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현장과 원본 자료로 돌아갑니다. 특검팀은 특검 출범의 단초가 된 올림픽공원 개표소에 대한 현장검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특검은 "현장에 보관 중인 투표인 명부나 각종 투표·개표 관련 서류 가운데 확인할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와 절차에 따라 현장검증 대상과 범위를 특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사는 시작됐지만 인력은 채워지는 중입니다. 현재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는 15명입니다. 특검팀은 추가로 5명을 더 파견받기 위해 법무부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계획대로 되면 20명이 됩니다. 수사관 확보는 더 뒤로 열려 있습니다. 이 특검은 중대범죄수사청이 10월 2일 개청하는 만큼, 개청 이후 중수청에도 수사관 추가 파견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중수청은 10월 2일 문을 여는 신설 수사 기관입니다. 12개 항목을 12명 남짓의 검사로 시작해, 인력을 늘려가며 진행하는 구조입니다.
첫 조사 대상은 의혹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특검팀은 8일 오후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김순환 사무총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입니다. 김 사무총장은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 등을 경찰에 고발한 인물로, 특검 출범 후 첫 소환 조사 대상입니다. 기술적 수단도 준비했습니다. 특검팀은 자체 디지털 포렌식팀을 꾸렸고, 필요할 경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인력도 지원받을 방침입니다. 포렌식은 컴퓨터·서버에 남은 기록과 삭제 흔적을 복원해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이 수사는 두 개의 시계로 움직입니다. 하나는 8일 첫 소환과 올림픽공원 개표소 현장검증 같은 단기 일정이고, 다른 하나는 10월 2일 중수청 개청 이후 인력이 보강되는 중기 일정입니다. 앞으로 발표되는 내용을 볼 때, 그것이 합수본이 이미 정리한 사실인지 특검이 새로 확인한 사실인지 구분해서 읽으면 진행 상황이 보입니다. 현판식에서 이 특검이 밝힌 기준은 하나였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아니라 객관적 증거로 사실을 확인하겠다는 것입니다. 12개 항목 중 어디까지 그 기준이 적용되는지는 앞으로 나올 결과가 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