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맡은 DS부문 일부 직원이 월 최대 70만 원의 주거비를 받기 위해 실제 임대 조건과 다른 계약서를 회사에 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회사는 이 의혹을 인지하고 사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조사가 진행 중인 단계입니다. 다만 이 글이 올라온 시점이 공교로웠습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삼성전자 DS부문 일부 직원의 주거비 지원금 부정 수급을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DS부문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입니다. 이 부문은 평택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저연차 직원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한 사람에게 주거비 일부를 지원해 왔습니다. 지원 대상은 10평 미만 원룸이나 1.5룸 등 기준을 충족하는 주택이고, 금액은 월 최대 7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집이 아니라 집의 조건에 붙은 돈이었습니다.
제기된 의혹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기준보다 넓은 집이나 투룸에 살면서 회사에는 면적을 줄여 기재하거나 원룸 형태로 적힌 계약서를 제출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관리비를 월세에 포함시켜 지원금을 더 받았다는 주장입니다. 월세와 관리비는 계약서상 별개 항목이지만, 합쳐 적으면 월세가 그만큼 커 보이게 됩니다. 두 주장 모두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의혹을 인지한 뒤 사내 조사에 착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일부 직원에게 건축물대장 등 공식 서류를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건축물대장은 건물의 면적과 구조가 기재된 공식 서류입니다. 임대차계약서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작성하는 문서라 면적이 실제와 다르게 적힐 여지가 있지만, 건축물대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계약서만 받던 절차에서 대장까지 대조하는 절차로 옮겨간 셈입니다. 사내에서는 부정 수급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지원금 환수와 징계 등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의혹이 더 큰 관심을 받은 이유는 시점입니다. DS부문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예상되는 때와 맞물렸습니다. 삼성전자 성과급 합의안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상한선 없이 사업 성과의 10.5%를 성과급으로 지급합니다. 여기에 기존 인센티브를 더하면 총재원은 사업 성과의 12%에 달합니다. 이 합의안에 따라 DS부문은 직원 1인당 최대 6억 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확정된 금액이 아니라 예상 수준입니다. 억 단위 성과급이 논의되는 조직에서 월 70만 원을 두고 조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사내 반응은 한 방향이 아닙니다. 부정 수급이 확인되면 환수와 징계가 필요하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있는 한편, 타 부서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규모 성과급이 예상되는 부문에서 복리후생 제도까지 악용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 배경입니다. 주거비 지원은 집이 멀어 출퇴근이 어렵거나 교대근무 때문에 사업장 인근에 별도 거주지를 마련해야 하는 직원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제도였습니다. 제도의 취지와 별개로, 논란은 부문 간 감정의 문제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회사 복리후생 지원금은 대부분 '조건'에 붙어 있습니다. 이번 제도처럼 면적 기준이 있거나, 월세와 관리비를 구분해 적어야 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신청 서류에 적은 내용과 실제 계약 조건이 일치하는지는 건축물대장 같은 공식 서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익명 커뮤니티의 글 한 건에서 시작된 이번 사안은 아직 조사 단계이고, 회사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중입니다. 결론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