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5억을 지켜낸 신고자, 18억을 받았다 한 주택조합 사업에서 구청이 법적 근거 없이 국공유지 무상양도 면적을 늘려 승인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를 권익위에 알린 신고자는 지난해 12월, 18억 2,000만 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습니다. 2002년 부패신고 보상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개인에게 지급이 결정된 역대 최고액입니다. 그리고 이런 액수가 예외로 남지 않도록, 정부가 보상 구조 자체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8일, 2027년 예산 및 기금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총규모는 1,862억 원으로, 올해 예산 1,117억 원보다 745억 원 많습니다. 이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큰 항목이 부패·공익신고자 지원입니다. 보상금·포상금·구조금 예산은 올해 49억 원에서 내년 451억 원으로 402억 원 늘어납니다. 9배가 넘는 증액입니다. 이 재원은 기획예산처가 신설하는 '공익신고 장려기금'으로 이관해 운용할 예정입니다. 예산이 일반 항목이 아니라 별도 기금에 담긴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는 신고로 공공기관의 수입이 회복·증대되거나 비용이 절감된 금액, 즉 보상대상가액에 따라 4~30%를 차등 지급했습니다. 1억 원 이하 구간에는 30%가 적용되지만, 40억 원을 넘어가는 초과분에는 4%까지 비율이 내려가는 구조였습니다. 큰 액수를 지켜낼수록 되돌려받는 비율은 오히려 낮아졌던 셈입니다. 개편안은 이 구간별 차등을 없애고, 수입 회복액의 30%를 기준으로 보상금을 산정합니다. 지급 상한도 사라집니다. 현재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른 공익신고에는 상한이 없지만, 부패신고와 공공재정환수법 위반 신고에는 최대 30억 원의 상한이 적용됩니다. 권익위는 이를 폐지해 신고 유형에 따른 보상 격차를 줄인다는 방침입니다.
담합, 탈세, 조직 내부 비리는 바깥에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도는 아는 사람이 말하도록 유인을 만드는 쪽으로 설계됩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6월 20일 국무회의에서 "범법, 범죄 등으로 민간인이 신고해 정부의 세입이 늘어나면 30%까지 심사를 통해서 지급할 수 있다 하는 식"이라며 권익위에 "포괄적인 제도를 하나 설계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7월 15일 업무보고에서는 "'전문 신고꾼'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지는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전문으로 신고하고 돈 벌겠다는 걸 금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보상 비율이 올라가도 지급 절차는 그대로 남습니다. 부패방지권익위법과 공익신고자보호법 등에 따라, 신고로 공공기관의 수입이 실제 회복·증대되거나 비용이 절감되고 그에 관한 법률관계가 확정돼야 합니다. 그 뒤 신고자가 보상금을 신청하면 권익위가 법정 지급 요건을 따지고, 보상심의위원회와 전원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지급 여부와 금액이 결정됩니다. 신고 내용의 정확성, 증거의 신빙성, 부패행위 제거·예방에 기여한 정도를 따져 감액하는 기준도 유지됩니다. 앞서 18억 2,000만 원 사례도 감독기관 판단과 징계, 약 375억 원의 국공유지 매각대금 보전이라는 결과가 확인된 뒤 산정된 금액이었습니다.
보상 확대를 두고 전문 신고꾼을 양산하거나 공익신고가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돼 왔습니다. 반대편에는 신고자가 감수하는 위험을 봐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은 지난 6월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 YTN'에서 "불법 담합, 탈세, 내부 비리 같은 걸 내부자가 아니면 알기 어렵기 때문에 신고 유인을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제도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익제보자가 신고 이후 업계 퇴출, 소송, 생계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포상금은 '쉽게 버는 돈'이 아니라 공익제보자가 감수하는 위험의 사후적 보전"이라고 말했습니다.
보상금은 신고 접수만으로 지급되지 않고, 회복된 금액에 관한 법률관계가 확정된 뒤 신고자가 직접 신청해야 심사가 시작됩니다. 부패·공익신고와 보상금 신청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상담·접수할 수 있습니다. 권익위는 민원 대응도 함께 확대합니다. 집단·특이민원 대응 예산은 올해 2억 3,000만 원에서 내년 69억 9,000만 원으로 늘어나고, 민간 전문가를 시민상담관으로 위촉하며 특이민원인과 일대일로 소통하는 '특이민원 전문대응관'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은 "국민께서 일상에서 겪는 불편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고, 청렴의 가치가 더욱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375억 원을 지켜낸 신고 한 건이 18억 원으로 돌아오는 데는, 그 금액이 실제로 지켜졌다는 확정이 먼저 있었습니다.
국무회의·업무보고 발언,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 YTN'











